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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28)이윤선/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 해마다 명절이 되면 어머니는 '밀백기'를 만드셨다. 추석과 설은 물론 유두 백중에도 빠짐없이 준비하셨다. 설날 필수적으로 장만하는 것이 조청(엿)이고 추석날 필수로 준비하는 것이 송편이라면 모든 명절을 통틀어 준비하는 음식이 '밀백기'다. 송편도 각각의 명절마다 준비하던 것이었지만 어느 시기부턴가 추석 음식으로 정착되었다는 점, 몇 차례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설날 가래떡을 찍어 먹기 위해 조청을 준비한다는 점도 지난 칼럼에서 소개해두었다. 그렇다면 왜 명절에 밀백기를 해야만 했을까? '밀+백기'에서 '밀'은 명절을, '백기'는 두부조림 혹은 두부탕을 말한다. 진도, 해남 등 남도 일부 지역에서 명절을 '밀'이라 한다. '밀'이란 명칭의 분포권은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지금의 잔존지역보다 훨씬 넓었을 것이다. <전남방언사전>을 쓴 이기갑은 '밀'이 '명일'에서 온 말일 수 있다 한다. '명일(名日)'은 '명절'이다. 지금으로 치면 '국경일'의 총칭이다. '일'이 탈락하면서 '명'이 '밀'로 변화되었다. 백기라 호명하는 두부조림은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치지 않는다. 돼지고기를 넣기는 하지만 두부볶음 혹은 두부국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뚜부백기'라고도 한다. '백기'는 어디서 온 말일까? 감옥 출소 후 먹는 두부의 출처 콩밥 먹는다는 말이 있다. 징역살이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일제시대에는 전쟁물자 동원을 위한 공출제도 등으로 인해 농촌생활이 극도로 궁핍했다. 보리밥은커녕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감옥살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웠다. 따라서 당시 만주지방에서 생산되던 값싼 콩을 대량으로 들여와 콩밥을 해먹인 데서 유래한 말이다." 그런가? 합리적인 추론이긴 하나 2% 부족해 보인다. 주목할 것은 감옥을 출소할 때 너나없이 흰두부를 입에 가득 넣어 먹인다는 점이다. 오래된 전통일까? 근대에 생긴 풍속일까? 출소자에게 두부를 먹이는 것은 흰색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의미, 정화, 씻김 등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흰두부처럼 정화하고 새사람이 되라는 의미로도 풀이한다. 또 이런 해석도 있다. 교도소에서 콩밥을 많이 먹었으니 다시는 감옥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먹인다는 것이다. 두부가 콩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이치라나. 감옥에서 영양공급이 불충분했을 것이므로 영양소 많은 두부를 먹인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이 설은 콩밥이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니라는 설에 배치된다. 두부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필수 아미노산, 뇌세포의 대사 기능 촉진, 불안감을 해소하는 가바(Gaba) 등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영양식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균형 잡힌 식단이 아니라는 뜻으로 들린다. 중국 산시성(山西省) 츠바이치((吃白起·흘백기) 전통 명절에 밀백기를 만드는 곳을 추적하였더니 우리나라보다는 중국의 한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산시성에 현존하는 백기육(白起肉)이란 흰두부 요리다. 고기 육(肉)자가 들어가 있으니 고기요리일까? 아니다. 순두부탕이라고 할만한 구성이다. 진도와 남해안 지역에서 지금도 명절마다 만들어서 먹는 밀백기와 많이 닮았다. 고기도 넣지 않고 갖은양념도 넣지 않고 그저 흰두부 중심으로 끓인 음식이다. 아니, 무엇보다 백기라는 이름이 같다. 산시성에서는 이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 '츠바이치(吃白起·흘백기)'라 한다. '백기를 삶아 먹는다'는 뜻이다. '백기'는 사람 이름이다. 전국시대 때 얘기다. 진(秦)나라 전쟁의 신으로 불리는 백기(白起)가 지금의 산시성 가오핑(高平)시에서 조(趙)나라를 대적한다. 마침내 조나라 군사가 투항했는데 '반란이 우려된다'며 스스로 구덩이를 파게 하고 그 속에 군사들을 참살했다. 한반도 현대사에 산견되는 제주 4.3이며 여순이며 민족동란에 이르는 처형의 모습들이 눈에 어른거린다. 조나라로 돌려 보낸 어린이 240명 외 45만 명을 이같은 방식으로 갱살(坑殺, 구덩이에 산채로 파묻음)했다니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 사기 열전에는 이를 '조나라 사람들이 벌벌 떨었다(趙人大震)'고 보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기는 중국 역사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잔혹한 처형 혹은 살인자로 낙인찍혀 있다. 산시성 사람들이 백기육 즉 두부탕을 먹는 것은 원수의 뇌를 씹어먹듯 조상의 한을 되갚는다는 의미라 한다. 물론 조나라의 패배는 효성왕 조단(趙丹, 기원전 265~245)이 노장 염파를 전쟁에 쓰지 않고 돈을 써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방식으로 애송이 조괄(趙括)로 바꾸었기 때문이라 한다. 옹졸한 제왕이 무능한 장수를 등용했기에 40만 대군이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죽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다. 어머니가 명절마다 만드시던 '밀백기'를 상고한다. 진도와 남도지역에 잔존하는 밀백기의 전통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남도지역과 지금의 산시성 곧 기원전 조나라와 어떤 특별한 관계라도 있단 말인가. 아니면 대(對)중국 문화교류의 풍속이 진도를 중심으로 한 남도지역에 잔존하고 있단 말인가. 아니면 우리 또한 어떤 원수의 뇌를 씹어먹듯 밀백기를 명절마다 만들어 먹었으며 이 행위를 통해 조상의 한을 되갚고 있기라도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 원수는 누구이며 우리의 조상은 어떤 패전 혹은 어떤 억압의 시대를 감내해왔단 말인가. 어쩌면 출소하면서 흰두부를 먹는 전통도 어떤 연관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라마다 지방마다 전통도 다르고 풍속도 다르다. 하지만 동아시아를 통틀어 유사한 전통과 풍속도 있다. 중국 산시성의 흘백기와 진도 등 남도 해안의 밀백기 풍속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생각해보는 추석이다. 두부의 역사 지역에 따라 더부, 둠비, 두위, 뒤비, 드비, 디비, 조패, 조푸, 조피, 조프 등으로 부른다. 언제부터 두부를 만들어 먹었을까? 심승구의 논문 '조선시대 조포사와 진관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두부가 전래 된 시기는 고려말이다. 이색의 <목은집>에, 과거를 치른 뒤 두부를 먹었다(1365년)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최덕경의 '대두의 기원과 장(醬, 젓갈, 간장, 된장)·시(豉, 메주) 및 두부(豆腐)의 보급에 대한 재검토'에 의하면 두부가 문헌 속에 등장하는 것은 중국의 오대(五代, 당과 송의 중간시대)다. 조포사(造泡寺)와의 연관은 두부를 '두포(豆泡)' 혹은 '포(泡)'라고 불렀다는 데서 찾는다. 이 사찰에서 나라 제사에 쓰는 두부를 만들었다. 능(陵, 임금의 무덤)이나 원소(園所, 왕세자의 무덤)에 속한 국가기관의 하나, '능침사' 또는 '능침조포사' 등으로 불렀다. 이외 관가에서 두부를 만들어 바치던 곳을 조포소라고 했다. 이들 연구에 의하면 16세기 이전 두부는 오늘날의 형태라기보다는 거의 순두부에 가까운 것이었다. 당시의 제사용 두부와 그 의미들을 상상해볼 수 있는 정보들이다. 이것으로 백기(白起)의 이름이 등장하는 기원전까지 두부가 소급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 아마 두부가 만들어진 이후 각색되거나 재구성된 신화 아닐까 싶다. 우리 어머니들이 명절마다 두부를 만드시던 까닭 또한 명절이 절기 제사였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기원에 관한 소급의 가부를 떠나 '밀백기' 혹은 '두부백기'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한중간의 문화 유사성이다. 또한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 출소자들에게 먹이는 흰두부는 죄의 씻음이나 정화, 나아가 거듭남의 의미(과거를 보고 나서 먹는 두부)가 담긴 풍속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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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19)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부용산 오리길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사이로 회오리 바람 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는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노래 '부용산'이다. 박기동이 노랫말을 쓰고 안성현이 지었다. 안치환과 윤선애가 불러 세간에 알려졌지만 오랫동안 금지곡이었다. 지난해 본 지면을 통해 '산동애가'를 다루면서 간략하게 언급한 바 있다. 부용산 가사를 빼닮은 절명(絶命)의 노래라는 카피를 붙였던 이유가 있다. 마디마디 포개진 혹은 다 말하지 못했던 굴절의 역사, 사람들이 전율하는 선율과 장단 행간에 겹겹이 쌓인 질곡을 고스란히 담아냈기 때문이었다. 그 중심에 월북이란 오명을 달고 있는 안성현이 있고 좌익이라는 딱지를 달고 평생 감시 속에서 살았던 박기동이 있다. 박기동은 천재 문학소녀를 위해 초빙될 만큼 출중한 문학인이었다. 안성현은 가야금산조의 중흥조라고 하는 안기옥의 아들이기도 하다. 훗날 박기동은 <부용산>이라는 책을 냈다. 나주문화원에서는 <안성현 백서>를 출간했다. <백서>에 의하면, 김 종 시인 등 숱한 연구자들에 의해 광폭의 추적과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삼가 이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부용산 노래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해방 직후 1948년, 지금의 목포여자고등학교 전신인 항도여중에 김정희라는 학생이 있었다. 천부적인 문학소녀였던 모양인데 당시 교장이던 조희관이 이 학생을 위해 박기동을 교사로 초빙한다. 당시 목포는 수많은 문학인, 예술인들의 에너지가 폭발되는 용광로 같은 곳이었다. 근대문학의 시작을 목포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을 만큼 다종의 문학인들이 배출되었고 각종 문예대회가 열렸으며 예술공연이 펼쳐졌다. 박기동의 <부용산>(삶과꿈, 2002)에 의하면, 미네르바 다방 등지에서 박화성, 조희관 등 문학인들, 시인들, 평론가들, 음악가, 미술가 등 예술인들이 날이면 날마다 문학을 논하고 시대를 말하며 노래를 불렀다. 각종 다방이며 술집이며 공적 공간들이 르네상스기의 살롱 역할을 한 셈이다. 여기에 <항도여중 예술제>가 큰 몫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침 박기동과 함께 안성현도 채용되었다. 가야금의 중흥조 안기옥의 아들이어서인지 천부적인 작곡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부임한지 8개월여 뒤 김정희가 폐결핵으로 죽고 만다. 이팔방년 열여섯 나이였다. 안성현은 박기동의 습작노트에서 '부용산'이라는 시를 발견하고 곧바로 곡을 붙인다. 아끼는 제자의 죽음을 육자배기 선율에 얹어 절절한 심중을 담아낸 것.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래 <부용산>이다. 물론 이 시는 박기동이 항도여중에 부임하기 전 누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썼던 습작이다. 여수 돌산이 고향인데, 큰누이 박영애가 어린 나이에 벌교로 시집갔다가 폐결핵으로 죽고 말았기 때문이다. 방년 스물 넷 꽃다운 나이였다. 안성현이 곡을 붙이자 박기동은 마지막 구절을 상여 나가는 소리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노래를 제망매가에 견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배금순이라는 상급학생에 의해 초연된 이 노래는 항도여중 학생들의 입에서 입을 통하여 급속하게 퍼져나갔고 애틋한 사연들이 날개를 달고 스토리텔링되었다. 이후 한국전쟁, 빨치산, 월북, 좌익감시 등 파란만장한 분단의 시절들이 눈물과 핏물 속에서 구겨지고 찢겨지며 오늘에 이른 것,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들이다. 부용산 노래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해방 직후 1948년, 지금의 목포여자고등학교 전신인 항도여중에 김정희라는 학생이 있었다. 천부적인 문학소녀였던 모양인데 당시 교장이던 조희관이 이 학생을 위해 박기동을 교사로 초빙한다. 당시 목포는 수많은 문학인, 예술인들의 에너지가 폭발되는 용광로 같은 곳이었다. 근대문학의 시작을 목포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을 만큼 다종의 문학인들이 배출되었고 각종 문예대회가 열렸으며 예술공연이 펼쳐졌다. 박기동의 <부용산>(삶과꿈, 2002)에 의하면, 미네르바 다방 등지에서 박화성, 조희관 등 문학인들, 시인들, 평론가들, 음악가, 미술가 등 예술인들이 날이면 날마다 문학을 논하고 시대를 말하며 노래를 불렀다. 각종 다방이며 술집이며 공적 공간들이 르네상스기의 살롱 역할을 한 셈이다. 여기에 <항도여중 예술제>가 큰 몫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침 박기동과 함께 안성현도 채용되었다. 가야금의 중흥조 안기옥의 아들이어서인지 천부적인 작곡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부임한지 8개월여 뒤 김정희가 폐결핵으로 죽고 만다. 이팔방년 열여섯 나이였다. 안성현은 박기동의 습작노트에서 '부용산'이라는 시를 발견하고 곧바로 곡을 붙인다. 아끼는 제자의 죽음을 육자배기 선율에 얹어 절절한 심중을 담아낸 것.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래 <부용산>이다. 물론 이 시는 박기동이 항도여중에 부임하기 전 누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썼던 습작이다. 여수 돌산이 고향인데, 큰누이 박영애가 어린 나이에 벌교로 시집갔다가 폐결핵으로 죽고 말았기 때문이다. 방년 스물 넷 꽃다운 나이였다. 안성현이 곡을 붙이자 박기동은 마지막 구절을 상여 나가는 소리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노래를 제망매가에 견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배금순이라는 상급학생에 의해 초연된 이 노래는 항도여중 학생들의 입에서 입을 통하여 급속하게 퍼져나갔고 애틋한 사연들이 날개를 달고 스토리텔링되었다. 이후 한국전쟁, 빨치산, 월북, 좌익감시 등 파란만장한 분단의 시절들이 눈물과 핏물 속에서 구겨지고 찢겨지며 오늘에 이른 것,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들이다. 누이와 제자의 죽음을 애달파했던 상여소리 제망매가(祭亡妹歌) "죽고 사는 길이 예 있으매 저히고 나는 간다 말도 못다 하고 가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다이 한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누나 아으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내 도닦아 기다리리다" 우리 향가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월명사(月明師)의 제망매가다. 누이의 죽음을 다룬 노래여서 '위망매영재가'라고도 한다. 양주동이 해석을 하였는데, 연구자들에 따라 약간씩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삼국유사>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월명사가 이 노래를 지어 불렀더니(제사하였더니),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어나 지전(紙錢)이 서쪽으로 날아가 없어졌다. 하늘을 감응하게 하고 귀신을 감복시켰다는 향가의 주술력을 말하는 것이다. 박기동의 <부용산>에서도 향가의 전통을 승계한 숨결들이 포착된다. 한 가지에서 난 잎들이 가을 낙엽이 되어 떨어지나 우리는 그 가는 곳을 알지 못한다. 누이는 솔밭 사이사이로 회오리바람 타고 마치 낙엽처럼 날아가 버린다. 월명사는 미타찰(아미타불이 있는 극락세계) 곧 종교적 초월을 빌어 누이와의 재회를 염원하는데 박기동은 부용산 봉우리 휘감아 도는 바람결을 통해 누이의 흔적을 좇는다. 안성현은 사랑하는 제자의 죽음을 이 심상에 포개어 마치 남도의 만가(輓歌)같은 선율을 직조해 낸다. 어디 이것이 노래에 그치겠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떨어지는 월명사의 낙엽이기도 하고 벌교 부용산 봉우리를 맴도는 바람결 자체이거늘. 금지곡 <부용산>은 오래도록 우리 곁을 떠나있었다. 민족동란 전후기에 월북하거나 이른바 산사람이 된 이들이 많고 그들에 의해 많이 불리었기 때문에 문제 삼았던 것일 뿐이다. 새삼스럽게 <부용산>을 소환하는 것, 안성현의 월북은 월북대로 냉정하게 평가하되, 향가에서 김소월로 혹은 박기동으로, 고려가요에서 안성현의 선율로 이어지는 얼개는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 굴절의 시기를 거치며 쌓은 우리의 내공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부용산>은 보다 널리 불릴 필요가 있다. 나는 이 자신감이 교착된 남북의 물꼬를 트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부용산>은 남도의 육자배기다 박기동이 글을 짓고 안성현이 곡을 붙인 <부용산>은 한마디로 말하면 남도의 육자배기다. 육자배기의 전형적인 떨고 밀고 꺾는 선율로 곡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남도전통의 시김새들이 새록새록 들어있다는 점도 그렇다. 죽음을 앞둔 빨치산들이 고향에 두고 온 누이며 부모며 형제자매들을 그리며 불렀던 한의 노래였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서슬 퍼렇던 박정희 정권에서도 남도의 어느 옴팍진(오붓한) 다방에서 이 노래를 숨어 부르던 이들이 있었다. 좌익이라서가 아니라 이 노래 자체가 우리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적 얼개나 음악적 결은 거슬러 올라 향가에 닿고 굽이쳐 올라 육자배기에 닿는다. 나주시립국악단 윤종호 감독은 늘 그렇게 주장한다. 단조 즉 마이너 기반의 계면조가 <부용산>뿐만 <엄마야 누나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스며들어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요 <엄마야 누나야>는 김광수가 작곡한 것인데, 본래 안성현의 곡 <엄마야 누나야>는 전통음악 계면조 기반의 곡으로 사뭇 다르다. 가곡풍의 <부용산>을 굳이 그렇게까지 해석할 필요가 있겠냐고 반문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를 남도창법의 계승으로 풀이하지 않으면 법고창신의 큰 줄기를 놓치는 잘못을 범하고 만다. <엄마야 누나야>뿐만 아니라 김정호의 <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노래들, 내가 이름 붙여둔 송가인이나 김태연의 '남도트로트' 창법에 이르기까지 <부용산>류의 법고창신에 대해서는 차차 고를 달리해 다루기로 하겠다. 오늘 막걸리 한잔 마시며 <부용산>을 불러봐야겠다. 1971년경 목포 예술인 공연 장면. 목포예총 제공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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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피카, 인사동에서 ‘동물 없는 동물원’ 전시회 개최작가 성장 플랫폼 레피카(Leffica, 대표 김태원)가 9월 14일부터 10월 8일까지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코트(KOTE) 3층에서 전시회 ‘동물 없는 동물원’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레피카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후원하는 ‘동물 없는 동물원’ 전시회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고 투썬캠퍼스가 운영하는 ‘2023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동물 착취의 상징적인 공간인 동물원을 예술로 재해석하고, 회화와 조각, 설치 미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통해 각양각색의 동물들을 소개하는 이색 전시회다. 해당 전시는 코트(KOTE) 내 총 7곳의 전시장에서 각각의 테마에 따라 진행되며, 1전시장에서는 서정연 작가, 라미 작가, 아이리 작가, 이선 작가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최후의 초상(The elephant in the room)’이 전시된다. 2전시장과 3전시장에서는 ‘공원 산책(Memorial Park)’과 ‘발전 혹은 결말(Evolution or extinction)’을 주제로 권신애 작가와 이상섭 작사, 강신영 작가, 이재혁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며 4전시장에서는 ‘곧 다가올 바다(Oncoming sea)’라는 테마 아래 아미씨 작가와 이민정 작가의 작품이 공개된다. 5전시장에서는 ‘저무는 해(The end of the epic)’ 주제의 이유나 작가, 이한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며 ‘비교할 수 없을 만큼(Priceless things)’과 ‘미래의 동물(A future being)’ 주제 전시가 열리는 6, 7전시장에서는 김다민 작가와 백은하 작가, 손혜정 작가, 이은주 작가, 박준상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레피카는 이번 ‘동물 없는 동물원’ 전시회는 ‘모든 존재의 온전함을 위해, 우리는 살아있는 동물을 전시하지 않습니다’를 메인 테마로 삼고 있다며, 총 17인 작가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동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재창조된 동물들을 통해 어릴 적 동물원에서 느꼈던 호기심과 환상은 물론 그 이상의 경험과 생명체에 대한 존중, 그리고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피카는 경험이 필요한 신진 작가들을 위해 단체 전시와 네트워킹 기회, 온라인 교육 콘텐츠 등을 제공함으로써 작가 성장을 돕는 작가 성장 플랫폼이다. 보다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창작과 전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부터 개성 있는 대중 전시 기획사로 탈바꿈해 수익성 있는 전시 IP를 확보하는 IP 비즈니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동물 없는 동물원’ 전시회의 티켓은 1인당 1만5000원(성인/청소년 공통)으로, 9월 13일까지 6000원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얼리버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 수익금의 일부는 동물원행동카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육곰 생츄어리 프로젝트’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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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엑스포에서 ‘릴레이 힐링 법문’ 즐기자, 14일 개막식14일부터 17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 서관 1홀에서 펼쳐지는 ‘2023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 개막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구·경북의 불교문화 산업’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불교문화엑스포는 주제전과 문화·산업전, 기획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서관 1홀 메인 무대에서는 14일 오후 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까지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릴레이 법문 프로그램’이 진행돼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릴레이 법문 프로그램의 첫 번째 법석은 15일 오전 11시 미타선원장 하림 스님의 ‘붓다의 길은 명상과 치유의 길이다’ 주제 법문으로 막이 오른다. 하림 스님은 ‘사성제’와 ‘팔정도’를 중심으로 우리가 자신의 내면을 직면해 스스로의 번뇌를 극복하는 법을 일깨울 예정이다. 이어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주지 대륜 스님이 연단에 올라 부처님 말씀을 통해 나 자신과 이웃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함께 풍요로워지는 ‘부처님 법으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설한다. 인문학과 명상연구소 이사장 자현 스님은 현대 사회에 명상이 대두된 이유와 우리에게 명상이 어떤 효과와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현대인에게 있어 명상의 필연성’ 주제 법문을 펼친다.이와 함께 화성사 관음조합창단이 2시 20분부터 △아침서곡 △귀의하옵고 △물처럼 흐르고 흘러 △중생 안아 주시는 님 △보리심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등의 찬불가 공연을 통해 행사장을 찾은 청중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16일에는 오전 11시 대구 아미사 주지 덕현 스님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주제로 법문을 통해 행복을 찾고 평화와 만족감에 한 걸음 다가가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법화종 교육원장 일우 스님의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주제 법문이 진행된다. 일우 스님은 ‘알아차리는 삶’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모든 중생이 성불에 이르기를 서원할 예정이다.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은 ‘종교를 믿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법문을 통해 종교가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함께 알아본다.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은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을 주제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나의 행동과 말, 생각이 자신의 미래를 만든다는 것을 안내하고, 명상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법을 지도한다. 이어 대구 성락선원 주지 혜문 스님이 ‘행복의 조건’을 주제로 법문을 펼친다. 혜문 스님은 초기경전 ‘맛지마 니까야’를 중심으로 현대인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생활 속에서 꼭 실천해야 할 중요한 가치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오전 11시 고운사승가대학원장 등현 스님이 ‘마음 다스리기’ 주제 법문을 통해 초기불교와 선의 관점에서 바라본 불교의 수행과 생활 속 수행, 이를 바탕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등을 안내한다. 이어 대구보광원 주지 한우 스님이 연사로 나서 ‘참다운 행복’ 주제 법문, 포항 죽림사 주지 철산 스님은 ‘행복한 나를 찾는 수행, 참선’ 주제 법문을 통해 청중들이 심신을 정화하고 일상 속 스트레스를 해소해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도록 이끌 예정이다. 칠곡 망월사 주지 동진 스님은 ‘화엄경’을 바탕으로 마음의 깨달음을 넓히고 내면의 평화를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하는 ‘‘화엄경’의 영험’ 주제 법문을 펼친다.이와 함께 불교문화엑스포 기간 전시장 곳곳에서 관람객의 오감을 사로잡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부스도 운영된다. 제화사는 꽃차오름 명상·참 나를 찾아가는 명상일기·두루주머니 만들기 등, 백담사 템플스테이는 42수진언 만다라·염주꿰기·호흡명상·고추장 만들기 등 불교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풍부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또한 대한불교청년회는 만해백일장 관련 삼행시 짓기·연꽃 만들기 체험·만해백일장 수상작 전시 등,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세종지부는 차 마시기·텀블러 만들기·미니어처 만들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이번 불교문화엑스포는 불교신문과 BBS불교방송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불교조계종과 대구광역시·경상북도·엑스코·대구불교총연합회 등이 후원한다. 9월 3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사전 등록을 신청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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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요즈음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역술인 천공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러다가 갑자기 풍수지리 학자인 백재권(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교수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풍수지리학이 과학이냐 아니냐로 다시 논란이 지펴지고 있다. 거기에 또 어느 물리학자가 등장하면서 그는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풍수지리학은 과학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우선, 위의 논란은 정치권에서 벌어진 일로서 필자는 정치와는 무관하다. 다만 풍수지리학이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아서 문화적 입장에서 풍수지리학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려고 한다.(이어령 글 참조) 2010년 23일, 24일 이틀간 서울시가 주최한 ‘세계 디자인 도시 서미트(WDC, World Design Cities Summit)’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는 17개국 31개 주요 도시의 시장단과 도시 건축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제 발표를 하였는데, 이 때 한국 측 주제 발표자는 이어령 교수였다. 건축가가 아닌 이어령 교수의 발표 주제는 ‘건축 없는 건축’이었다. 그 연설의 내용은 "집을 지을 때는 근사한 유형의 물리적 건축물뿐만 아니라, 한국의 풍수지리나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 자체가 건축의 핵심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는 요지였다. 그때 주최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국의 많은 참가자들이 이어령 교수의 연설을 듣고 매우 놀라워했다. 이때 외국인 건축가 한 사람이 이어령 교수에게 손을 번쩍 들고 다가가 질문을 하는가 싶더니 큰 절을 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그 외국인 건축가는 "당신의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건축 없는 건축’에 대한 건축론을 속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이젠 자신 있게 내 건축 이론을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하면서 외국의 건축가는 이어령 교수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낸 것이다. 풍수지리는 산세(山勢), 지세(地勢), 수세(水勢), 또는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에 연결시켜 집을 짓는데 적당한 장소를 찾는 이론이다. 태양을 따라서 지구 북반부에 있는 나라는 남향집을 짓지만 남반부에서는 북향의 집을 짓는다고 하는데, 위의 외국인 건축가는 이미 자연을 활용한 건축이론에 공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이어령 교수에게 ‘전문가들의 전문가’, ‘전문가들이 생각을 훔치고 싶어 하는 전문가’가 된 비결에 대해서 묻자, 이어령 교수는 "나는 내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하거든, 그러니 전문가들이 못하는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거지.”라고 간단히 답변하였다. 외국 이론을 배워 흉내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여러 가지 객관적 정보와 다양한 지식이 널려 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발상과 태도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옳든 그르든 ‘온리 원(only one)’의 사고를 강조한 것이다. 한국의 풍수지리나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 자체가 건축의 핵심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요지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전통을 폄훼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지금 세계를 들썩이게 하며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K-컬처는, 오직 한국인만이 갖추고 있는 정체성이 반영된 ‘온리 원(only one)’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가 ‘문화 융성 국가’로 발전하는데 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12회에 걸쳐서 연재했던 ‘BTS와 아미 현상’은 마치기로 한다. 때마침 ‘BTS와 아미 현상’과 같은 유사한 일이 국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가수 임영웅은 수재 의연금으로 써달라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 원을 기부했다. 그랬더니 임영웅의 팬클럽인 ‘영웅시대’도 온라인 기부 플랫폼을 통해 4억 2600여만 원을 모아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팬클럽 ‘영웅시대’는 사랑을 받으면 10배로 보답한다는 임영웅의 가치관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치 BTS와 아미의 선한 영향력을 연상케 하는 흐뭇한 광경이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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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브라질에서는 2019년 8월 아마존 열대우림 전역에 4만 건 넘는 화재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비영리 환경단체 ‘아미 헬프 더 플래닛’이 설립되었다. 17세부터 48세까지 환경 엔지니어, 건축가, 심리학자, 언론인, 디자이너 등 54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아마존 지역에 나무 심기, 화재가 빈발한 지역에 소방관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 등을 벌이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시사인 참조) 브라질 언론에서도 이러한 활동에 대해 매우 신기하게 취급했다고 하는데, 이 단체 대표인 마리아나 파시롤리 씨는 이러한 BTS 아미의 활동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열정들이 모인 결과”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BTS는 정신 건강과 자기 긍정에 대해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인종주의와 차별, 기후변화에 맞서자고 목소리를 높인다.”라고 말한다. 또한, "2021년 9월 유엔 총회에서는 청년이 ‘잃어버린 세대’가 아니라 ‘환영의 세대’라고 말하며, 이러한 메시지가 브라질 아미들을 정치 · 사회 · 환경적 영역에 참여해 현실을 바꾸려는 강력한 행위자로 변모시키고 있다.”라고 파시롤리 대표는 주장한다. 브라질, 필리핀, 홍콩, 미얀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BTS의 음악은 그 노래의 메시지를 활용하여 투쟁가로 불리고 있다. 이지영 한국외국어대 연구교수는 "아미는 대안적 현실을 상상하고 실행한다”라고 말하며 BTS와 아미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월간중앙’의 이화랑 기자는 본인을 ‘찐아미’라고 소개한다. 월간 중앙에 보도되었던 이기자의 ‘찐아미’들에 대한 인터뷰 기사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5년 차 아미 고은비(26)씨는 "회사가 정해주는 의미 없는 사랑 노래가 아니라, 직접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한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4년 차 아미 주현경(26·가명)씨도 "음악에 대한 진실함”을 꼽으며 "BTS의 ‘LOVE YOURSELF’ 앨범 시리즈를 통해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BTS의 음악이 가진 힘은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있다. 대표적으로 ‘화양연화(花樣年華)’ 앨범 시리즈에선 불확실한 미래로 위태로운 청춘, 그리고 그러한 불안마저 끌어안고 질주하는 젊음을 노래했다. 또한 ‘LOVE YOURSELF’ 앨범 시리즈에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고, 사랑으로부터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었다. 4년 차 아미 강시현(27·가명)씨는 "취업준비생 시절 처음 만난 그들의 노래는 그 당시 나에게 절실했던 공감과 위로의 한마디와도 같았다”고 회상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아미들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노래’를 묻는 질문에 ‘Whallien52’, ‘EPILOGUE: Young Forever’, ‘So Far Away’, ‘Lost’, ‘Outro: Wings’, ‘Magic shop’, ‘Answer: Love myself’, ‘Life Goes On’ 등 각각 다른 그들의 답을 내놓았다. 그것은 그만큼 BTS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고은비씨는 "BTS의 개인 곡들을 좋아 한다”며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을 땐 진의 솔로곡 ‘Epiphany’를 듣는다”고 말했다 진의 솔로곡 ‘Epiphany’는 "Love yourself의 기승전결 중 결(結)에 해당한다. 그 기승전결은 기(起) : ‘Euphoria’ - 극도의 행복감, 승(承) : ‘Serendipity’ - 사랑의 설렘과 두근거림, 전(轉) : ‘Tear’ - 눈물, 파괴, 결(結) : ‘Epiphany’ - 깨달음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앨범의 주제를 각각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 셋!(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기를)’은 ‘윙즈(WINGS)’에 미처 담지 못했던 청춘과 성장의 이야기를 완성한 메시지로서 ‘YNWA(YOU NEVER WALK ALONE)’의 수록곡이다. 데뷔 초에 ’BTS가 처음으로 아미에게 바치는 노래였는데, 그 당시의 설움과 고난을 이겨내고 진정한 팬이 되어 준 아미에게 감사함을 표현한 곡이다. 이 노래는 아미들의 ‘눈물 버튼’으로도 통한다. YNWA는 함께 걷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너 넨 아이돌이니까 안 들어도 구리겠네/ 너네 가사 맘에 안 들어 안 봐도 비디오네/ ....(중략)...../ 그래도 좋은 날이 앞으로 많기를”. BTS는 그 시절 아픔을 함께한 아미들에게 노래로 위로를 건넸다. 박연주씨는 "BTS는 하나부터 열까지, 본인들의 기쁘고 슬픈 감정들, 자신들의 약한 모습까지도 우리에게 모두 보여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캐나다 아미 로날렌(Ronalene,17)은 "BTS와 아미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함께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함께 성공했다”고 추억했다. 주부 아미 박선영(36)씨는 "아미들끼리 모여서 여러 가지 자원봉사를 많이 한다”며 "얼마 전 여의도 한강부지 콘서트에서도 공연이 다 끝난 뒤 쓰레기를 깔끔하게 처리한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때 아미라는 공동체의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8년 차 아미 박윤아(25·가명)씨는 "BTS의 행보는 그들이 음악으로 항상 전달하던 평화, 성장, 억압에 대한 대항, ‘방탄’으로서의 포부와 일치한다”며 지지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BTS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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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간 왕실 의례 담긴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 보물 됐다문화재청은 종묘 신실에 봉안돼 전승된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을 비롯해 '근묵', '아미타여래구존도',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등 총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조선이 건국한 1392년부터 대한제국 선포 1897년 후 일제에 강제로 병합된 1910년까지 조선왕조 의례에 사용된 인장과 문서다.어보・어책・교명은 해당 인물 생전에는 궁궐에 보관했다가 사후에는 신주와 함께 종묘에 모셔져 관리됐다.어보란 국왕・왕세자・왕세제・왕세손과 그 배우자를 해당 지위에 임명하는 책봉 때나 국왕・왕비・상왕・왕대비・대왕대비 등에게 존호, 시호, 묘호, 휘호 등을 올릴 때 제작한 의례용 인장이다. 어책은 의례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의미,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어보와 함께 내려진다. 신분과 재질에 따라 어보는 금보・옥보・은인 등으로, 어책은 옥책・죽책・금책으로 구별했다.교명은 왕비・왕세자・왕세자빈・왕세제・왕세제빈・왕세손・왕세손빈 등을 책봉할 때 내리는 훈유문서다. 그 지위의 존귀함을 강조하며, 책임을 다할 것을 훈계하고 깨우쳐주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종묘 신실에 봉안돼 전승됐다. 조선왕실 종묘는 정전 19실과 영녕전 16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신실 중앙에 둔 신주장에 신주를 봉안하고 양쪽으로 보장과 책장을 두어 어보・어책・교명 등을 봉안했다.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어보 318과, 어책 290첩, 교명 29축 총 637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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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지난 17일 날 ‘BTS 데뷔 10주년 페스타’의 하나로서 서울 여의도 한강 공원에 약 40만 명(외국인은 12만 명)의 아미들이 찾아와 특별 공연과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래서 이번 회에서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BTS와 관련한 이야기와 현재 아미들의 상황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BTS의 성장 스토리와 팬덤 아미에 대해서 외신들은 다양한 보도들을 쏟아냈다. 미국의 CNN은, 전세계 아미들이 BTS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BTS는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아시아의 대표로 부상했고, 여러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현상(international phenomenon)’이 되었다. 다른 K팝 그룹들도 BTS의 발자취를 따르게 했다라는 분석보도를 내놓았다. 또한, 과거에도 싸이를 비롯한 여러 K팝 스타들이 해외 시장에 도전했고, 특히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25억 조회 수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진정으로 글로벌 주류에 진입하고, 자리를 지킨 것은 BTS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BTS는 2013년 6월 13일 데뷔했을 때만 해도 큰 기획사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K팝 산업에서 힘겹게 싸우는 약자였다. 그러나 수년이 지나는 동안 힙합 비트는 점점 발전했고, 노랫말도 청춘의 반항에서 성찰과 자기애로 바뀌면서 더 많은 음악 장르를 탐구했다라고 설명하였다 CNN은 이른바 한류라고 불리는 한국의 문화 수출은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커졌고, 이는 BTS와 같은 주요 K팝 밴드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것은 K팝, 드라마, 영화, 뷰티, 여행, 한국어 공부 등 한국의 콘텐츠 수출이 2021년 사상 최대인 124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라고 소개하였다. 로이터통신은 서울의 명소라고 하는 서울시청, 남산타워 등 서울의 랜드 마크가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 들었고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 온 수많은 아미들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BTS 데뷔 10주년 행사는 6월 17일 리더 RM이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직접 팬들을 만나는 등, 한강의 불꽃놀이로 이어지며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소개하였다. AP통신은 2018년부터 아미로 활동하고 있다는 한 프랑스 팬을 소개하면서 "남산타워의 보라색을 보니 너무 놀랍고 설렌다"라고 전했다.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이다. BTS와 보라색의 인연은 데뷔 4년 차인 2016년도 팬클럽 3기 팬미팅 당시에 팬들이 응원봉을 보라색 봉투로 감싸 보랏빛 아미밤 이벤트를 진행하였는데, 이를 본 멤버 뷔가 "~ 무지개 색깔 중 보라색이 마지막 색깔인데, 보라색은 상대방을 믿고 서로 오랫동안 사랑하자는 의미이니 그 뜻처럼 오랫동안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였는데, 이때를 시작으로 보라색은 BTS를 상징하는 색깔이 되었다. 그들의 인기는 2020년 발표한 메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계기로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BTS의 전 세계 순회 콘서트는 계속 매진되었고, '아미'라는 글로벌 팬들의 지지에 힘입어 유엔 총회 연설까지 한 사실을 설명하였다. 미국 빌보드 홈페이지는 "BTS의 지난 10년간 업적을 기리기 위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선정해 달라"고 하면서 BTS가 불렀던 60여 개의 곡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우정사업본부가 BTS 10주년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고 전했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하는 기념우표는 BTS의 앨범 이미지 중 10개의 이미지를 엄선하여 제작했다고 한다. 그것은 ‘2 COOL 4 SKOOL’, ‘Skool Luv Affair’, ‘화양연화 pt, 1’, ‘WINGS’, ‘YOU NEVER WALK ALONE’, ‘LOVE YOURSELF 轉 ’Tear’‘, MAP OF THE SOUL : 7’, Dynamite’, ‘Butter’, ‘Proof’ 로서 총 10종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BTS, 노래로 전하는 우리의 순간’이라는 콘셉트의 기념우표는 BTS의 성공을 스토리텔링한 것으로서, 비대칭 다각형으로 시선을 끄는 우표 전지의 모양은 옥석이 ‘땀과 눈물’로 다듬어져 눈부신 보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소개한다. 또한,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BTS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 BTS FESTA'와 협업해 해시태그 챌린지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한다고 지난 6월 2일 밝혔다. BTS는 현재 5천98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국내 최대 계정이자 틱톡 플랫폼 전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뮤지션이기도 하다. 틱톡은 '2023 BTS FESTA'를 위해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의 해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하고, 특별한 필터 효과를 공개하며 자세한 내용은 '#10yrsWithBTS' 해시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틱톡은 #NewMusic 허브에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디지털 싱글 '테이크 투(Take Two)‘ 프로모션을 지원하며, 방탄소년단의 지난 10년을 뒤돌아보는 독점 영상과 특별한 메시지도 올릴 예정이다. 미국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미 리사 트린은 "BTS가 가본 곳에 있고 싶고, BTS가 숨 쉬는 것과 같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왔다"라고 말하였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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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8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이번 회에서도 계속 이어 가겠다. 왜 아미들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필리핀의 아미인 몰리 벨라스코 완솜은, "모든 아미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미가 시민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많은 아미는 BTS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에 아미들도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은 메시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시안 혐오, 흑인 인권 등 세계적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불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편견과 관련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권 운동가로서의 아미인 제시카 듀허스트는 2013년 남아프리카 비영리 인권단체인 ‘저스티스 데스크(The Justice Desk)’를 설립하였다. 이 인권단체는 인신매매, 성폭력 등 인권 침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는 BTS의 노래를 처음 들으면서, "심적으로 지쳐갈 무렵에 우연히 BTS의 ‘낫 투데이’를 듣게 되었다. 물론,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또한 계속해서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영감을 주었다.”라고 말하였다.(시사인 기사 참조) ‘낫 투데이’는 "패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 우리는 싸운다”는 RM의 랩으로 시작한다. 2017년 2월 발매된 ‘낫 투데이’는 사회운동에 나선 아미들에게 투쟁가와 같은 곡이다. 듀허스트는 BTS의 노래에 담긴, "다양한 정체성에 대한 포용과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인권운동의 저항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느낀 것이다. 남아프리카에 기반을 둔 인권 비영리단체인 ‘저스티스 데스크’는 아동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모든 형태의 젠더 기반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아프리카 10개국,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 조직이다. 이들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음보코도 프로젝트’는 2018년 9월 BTS RM의 유엔 연설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고 한다. 음보코도 프로젝트는 젠더 기반 폭력 피해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자신의 권리를 강화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다. 듀허스트가 시작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남아프리카의 여성 청소년들을 돕는 ‘음보코도 클럽(Mbokodo Club ; 단단한 바위라는 뜻)’ 프로젝트는, 9세에서 19세의 여성 청소년 115명에게 정신 건강 상담을 지원하고 자기방어 훈련을 제공하였다. 그것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라(Love yourself, Speak yourself)는 RM의 메시지에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남아프리카 성폭력 생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한 것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자 남아공 전역의 아미들이 초기 자금을 보내왔고, 일부는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였다. 그 덕분에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학교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듀허스트는 말하였다. 저스티스 데스크를 운영하는 제시카 듀허스트는 "모든 인간은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이것이 바로 BTS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삶에 들어온 이유”라고 하였다. 듀허스트는 "세상이 특정 유형의 특별한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하는 동안, BTS는 이 개념을 거부하고 진정한 자아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들은 영어로 노래하는 것만을 선택하지 않았고, 힘듦과 포기라는 감정에 대한 투쟁을 이야기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리고 물질주의적 대상에 대한 집착 대신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했다”고 말하였다. 듀허스트는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고, 당신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피부색, 성별 정체성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신을 말하십시오. 당신의 이름을 찾고, 당신의 목소리를 찾으십시오.”라고 RM의 메시지를 강조하였다. ‘시사인’에 의하면,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한 아미에 대한 분석은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연구자들은 인종, 환경, 장애, 여성 폭력, 또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아미의 유사한 흐름이 전 세계에서 포착되었다고 말한다. 남아공의 아미인 듀허스트 대표는, "아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세계에서 각기 다른 경험과 역사를 갖고 투쟁해 온 고유한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소리 지르는 10대 팬’과 같이 무지한 편견으로 일축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BTS의 단체 활동 중단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지금 이 시각 전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을 지도 모른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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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계속 이어 가겠다. 왜 아미(Army)들은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하는가? BTS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갖는 화두이다. 2020년 7월 미국 인종차별 반대 운동 ‘Black Lives Matter(BLM)-흑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아미의 정치적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BLM 운동에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기부하자 아미가 이 행렬에 동참했다. 하루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우리는 흑인 아미를 사랑한다(#We Love Black Army)’라는 해시태그를 전파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유세에 집단으로 ‘노쇼’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외신들은 케이팝 팬들이 진보적 정치 세력으로 등장했다며 앞 다투어 보도했다.(시사인 참조) 하지만 이 사건들은 아미가 참여한 사회운동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한다. BTS 아미들은 각자가 속한 사회에서 나름의 정치적인 존재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홍콩, 태국, 미얀마 등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늘 BTS의 음악이 ‘투쟁가’처럼 등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BTS와 아미컬처”를 쓴 문화연구자 이지행 박사는 "북미에서는 BTS를 둘러싼 팬덤 현상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러나 팬덤 활동이 실질적인 사회운동으로 나타나는 정도는 아시아에서 훨씬 더 강하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용창출법이라 불리는 ‘옴니버스법’을 통과시켰을 때 아미들도 시위에 나섰다. 그 이유는 인도네시아 국회가 2020년 10월 일자리 창출 특별법(일명; 옴니버스법)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안이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 규제 개혁, 그리고 관료제 개선 등에는 초점이 맞혀져 있었지만,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에서는 최저임금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친기업적인 불균형한 법안으로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최저 임금이 삭감되고 고용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때 노동계와 환경단체, 그리고 학생들은 이 옴니버스 법안에 대해 ‘개악’이라고 반대했고, "약자에 대한 정의는 사라졌다”,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다”라고 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인류학자인 카리나 옥티바니는 "아미는 집이자 가족처럼 기능한다. 또 다른 아미가 삶의 위협을 느끼면, 그 문제는 아미에게 국경을 초월한 문제가 된다. 국가가 아닌 개인으로 그 문제를 바라본다”고 말하며 "나는 ”Not Today”의 가사인 ‘Today we fight!’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왜 아미들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까. 필리핀의 아미인 몰리 벨라스코 완솜에게 물었다. 그는 "모든 아미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미가 시민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많은 아미는 BTS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에 아미들도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은 메시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시안 혐오, 흑인 인권 등 세계적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불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편견과 관련해 행동한다”고 말한다. BTS의 메시지를 그들 자신의 커뮤니티나 국가를 위한 가시적 행동으로 바꾸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Not Today(낫 투데이)”, "뱁새(Baepsae)” 같은 노래가 아미의 믿음을 실행하는 신조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아미들은 위의 노래 등을 이용해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여기에서 BTS의 노래 ‘뱁새’는 어떤 노래일까?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서 BTS의 노래들을 음미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겠지만, 위의 내용에 대한 문맥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 "뱁새”가 어떤 노래인지를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뱁새’ 가사의 일부분을 살펴보면, "They call me 뱁새/욕봤지 이 세대/빨리 Chase’em/황새 덕에 내 가랑인 탱탱/So call me 뱁새/욕봤지 이 세대/빨리 Chase’em/금수저로 태어난 내 선생님/(중략)/노력 타령 좀 그만둬/아 오그라들어 내 두 손발도/아 노력 노력 아 노력 노력/아 노랗구나 싹수가/(우린 뱁새야) 실망 안 시켜/(우린 뱁새야) 이름값 하네/(우린 뱁새야) 같이 살자고/(우린 뱁새야) 뱁새야/(후략, 처음과 동일)” 가사의 내용과 같이,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따라 인간의 계급이 나뉜다는 수저 계급론에다가 자기 분수에 맞지 않게 남을 따라서 힘겨운 짓을 하면 도리어 해를 입는다는 뜻으로서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의미의 속담까지 곁들여 현 사회를 통찰력 있게 비판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Not Today’는 어떤 노래인가? 2019년도 알제리에서 일어난 독재 반대 시위 당시에는 리더 RM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화제가 되었다. 그는 "All the underdogs in the world(전 세계 모든 약자들이여)/ A day may come when we lose(우리가 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But it is not today(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Today we fight!(오늘 우린 싸운다!)”라는 "Not Today”의 가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해당 피켓은 2021년 2월 시작된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 민주화 운동 현장에서도 자주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9년 차인 아미 A(28세)씨는 "방탄소년단이 던지는 질문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 실천하게 한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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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먼저, 앞의 55회에서 언급한 책 "그릿”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BTS와 아미의 정신과 "그릿”의 그 내용과는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릿”은 2016년 출간 이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교육, 산업, 방송할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책으로서 소위 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태도인 열정, 노력, 끈기의 가치를 우리에게 다시 상기시켜주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추천사에 의하면, "그릿"은 성공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특성 중 ‘열정’과 ‘끈기’라는 단순한 진리를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다고 말한다. 수십 년간 찾아온 ‘성공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며 우리가 어떻게 우리 자신의 의지를 통해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릿’의 뜻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힘이며 역경과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딜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만 할 뿐, 그것이 성공에 있어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지 못했던 ‘그릿의 힘’을 저자는 10년에 걸친 연구 결과와 실증 사례들, 각계각층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우리가 마음의 근력인 ‘그릿’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 이 책에서 명쾌하게 제시한다. 열정과 끈기의 산물인 ‘그릿의 힘’은 역경과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디며 마음의 근력으로 빚어진 ‘한류’와 쌍둥이처럼 닮은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BTS와 아미의 현상에 대해 이어가겠다. BTS가 주로 아미의 행동에 영감을 주는 메시지는 ‘LOVE YOURSELF’, 그리고 ‘SPEAK YOURSELF’이다. BTS는 다양한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많은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정치적 ‧ 사회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는데, BTS는 아미가 현실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여러 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격려한다. 그럼으로써 아미가 사회적 · 환경적 대의를 위해 활동의 명분을 축적하도록 한다. 그중 하나가 2019년 8월 형성된 브라질의 아미들이 만든 브라질 최대 규모 비영리 프로젝트인 Army Help The Planet(AHTP)이다. 2019년 화재로 아마존 열대 우림이 황폐하게 되었는데, 브라질 아미들은 #ArmyHelpPlanet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트위터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를 계기로, 화재로 아마존 열대 우림의 황폐화를 해결하려는 아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BTS의 행동에 감동과 선한 영향력을 실천한다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고, ‘팀워크가 꿈을 이루게 한다’는 실천의 메시지가 아미들의 운영 철학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마존 보존지역에 토종 나무를 심는 모금을 위한 캠페인, 세계 최대 열대습지인 판타날 지역에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화재의 방지 캠페인 등 환경에 대한 노력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기간 동안 의료 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 자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도 진행되었다. AHTP는 위와 같은 진행상황에 대해 "다양한 정치 · 사회 · 경제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 BTS의 특별함이고, 또한 많은 아미가 이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아미가 다른 팬덤보다 훨씬 더 비판적이고 정치적 색깔을 띤 팬덤이 된 것은 BTS의 특별함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AHTP는 브라질 청년들의 정치 참여와 투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투표도 독려하였다. 그리고 2021년 3월 BTS 콘서트에 즈음해서 브라질의 각 도시에서 아미 카드를 배포하고, QR코드를 통해 투표 등록을 할 수 있게 만든 이 캠페인은 상상할 수 없는 반향을 크게 일으켰다. 이와 같은 활동들은 유명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마크 러팔로가 트위터를 공유하면서 주요 언론에 빠르게 노출되었고, 캠페인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청년들의 유권자 등록률이 상승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서 온 마리아나 파치롤리는 "한국의 일곱 소년은 예술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을 감동시켰고, 모든 사람이 언어, 인종, 성별, 나이, 종교적 신념의 장벽을 극복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하도록 격려했다”고 말하며, "아미는 그들의 목소리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사회 변화를 위한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하였다. 필리핀 아미들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더 적극적이었다. 특히 2021년 5월 치러진 필리핀 대선에서 아미를 포함한 많은 K팝 팬덤은 ‘현 세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냈다. 필리핀 아미들은 1965년부터 21년간 필리핀을 독재 통치한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를 낙선시키고, 레니 로브레도 전 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한 선거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아미이기도 한 라살대학교의 노엘 교수는 ‘필리핀 대선에서 아미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는데, "아미는 청년들의 대표이자 현 세대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이기도 하다. 아미로 활동하면서 우리는 사회적 인식을 갖고 성장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불공정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사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것이 아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건강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레니(2016년 선거에서 제14대 부통령에 당선됨)를 위한 아미’들이 활동하며 각종 억압과 불평등에 대해 성명을 냈다”고 말했다.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관련한 아미들의 활동을 다음 회에 계속 이어 가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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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어보·어책·교명 보물된다조선이 건국된 1392년부터 일제에 강제로 병합된 1910년까지 조선 왕조의 각종 의례에 사용된 인장과 문서들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3일 ‘조선왕조 어보(御寶)·어책(御冊)·교명(敎命)’을 포함한 4건의 문화유산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어보란 의례용 도장으로 국왕, 왕비, 세자 등을 책봉하거나 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릴 때 제작됐다. 어책은 의례에 대한 역사적 배경, 의미, 내용을 기록한 것이며, 교명은 왕비, 왕세자 등을 책봉할 때 내리는 훈유문서(訓諭文書)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어보 318과, 어책 290첩, 교명 29축 총 637점으로 그동안 종묘의 신실에 봉안·전승돼왔다. 조선이 건국한 1392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이후 일제에 강제로 병합된 1910년까지 조선왕조의 의례에 사용된 인장과 문서이다. 어보・어책・교명은 해당 인물 생전에는 궁궐에 보관하였고, 사후에는 신주와 함께 종묘에 모셔져 관리되었다. 문화재청은 "조선 왕실 의례의 통시성과 역사성을 보여주고 학술·예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국왕이나 왕비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의물로서 당대 최고의 문장가인 제술관(製述官)이 문장을 짓고, 명망 높은 서예가인 서사관(書寫官)이 쓰고, 각 분야에서 20~30년간 장기간 활동하면서 그 솜씨를 인정받은 관영이나 군문 소속 최고 장인들이 제작한 조형예술품의 백미로서 예술적 가치가 높다. 이 유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고려 학자 정몽주(1337∼1392)를 비롯해 약 600년 동안 수집한 1136명의 필적을 엮은 서예가 오세창(1864∼1953)의 서첩 ‘근묵(槿墨)’, 1565년 제작된 불화 ‘아미타여래구존도(阿彌陀如來九尊圖)’, 1657년 봉안한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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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5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BTS는 국내 외 굵직한 정치적 이슈의 한가운데에서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작금의 전반적인 문화적 지형에서 BTS는 이와 같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올라선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할 정도의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문화적 사회 현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MAP OF THE SOUL: PERSONA” 앨범 발매 기자회견장에서 멤버 슈가는 BTS의 특별한 점이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 "특별한 팬들을 만난 게 우리의 특별한 점이 아닌가 싶다"며 아미의 특별한 점을 BTS가 성공한 이유로 꼽았다. 그뿐만 아니라 멤버 지민은 아미와 자신들은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생하는 관계라는 요지의 말로 팬덤 아미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내보였다. 참고로, "MAP OF THE SOUL: PERSONA”는 2019년 4월 12일에 발매된 BTS의 여섯 번째 미니 음반이다. 이 음반의 타이틀 곡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이다. 이 작품에는 RM, 슈가, 제이홉RM, 방시혁 등이 참여하였다. 그뿐 아니라, BTS의 독특한 점은 인류 공통의 고민에 대한 공감과 위로, 그리고 격려가 메시지에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사람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려는 메시지가 전 세계 아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BTS의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사랑’, ‘꿈’. ‘도전’과 ‘괜찮아’ 등인데 그 중 ‘사랑’의 의미는 남녀의 사랑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인정, 지지’를 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찌 보면 이런 가사에 호응하고 환호하는 것은 이와 같은 메시지에 세계 아미들이 목말라했다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2018년 9월 BTS는 유엔에서 그들의 브랜드 메시지가 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의 내용으로 다시 한번 연설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과 환호를 받았다. 이러한 BTS의 유엔 연설문은 학교의 수업 교재로도 활용될 정도였다고 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묻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BTS는 3년째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개최한 공연 수익을 자선 활동과 함께 기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초청을 받는 유명 음악 그룹으로서 과거 비틀스의 영향력을 넘어선다는 평가까지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BTS의 파급력이 강력한 것은 아름다운 곡과 퍼포먼스도 한몫하고 있지만 더 큰 요인은 그들이 보내는 메시지 때문이다. 자신을 믿고 사랑하고 열정으로 도전하라는 BTS의 노래는 세계 청소년들을 향한 위로와 힘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며 늘 입에 붙이고 살아야 할 메시지를 음악을 통해서 우리 가슴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메시지대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BTS를 보며 전 세계 BTS 아미들은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자존감이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에서 자신감과 도전 의식이 생긴다. 『그릿』의 저자 앤젤라 더크워스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한계에 낙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근원적 배경에는 전 세계 아미들이 서로 같은 불안을 공유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코로나19 이후 더 큰 빈부의 양극화를 불러왔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한 최초의 세대가 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우울한 시대에 BTS는 구원과 위안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는 것이다. "삶은 아이러니로 가득하고 모든 좋은 투쟁과 눈물의 결과다…팬들의 에너지와 우리의 에너지가 만나서 아이러니를 극복해야 한다.”,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팬들을 이용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듯이, 여러분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BTS를 이용하라.” 미국의 「포브스」, 영국의 「BBC」, 프랑스의 「르 피가로」 등 세계 주류 언론은 BTS를 ‘21세기 비틀스’로 비교하고 수식한다. 이것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 면에서 2020년대 BTS와 1960년대 비틀스가 닮았다는 의미이다. 이지영 교수는 "새로움의 측면이 아니라 공감의 측면이 포인트”라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이지영 교수는 "BTS는 세대의 구분을 넘어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굉장히 보편적인 메시지를 말 한다”며 "누구나 할 수 있고, 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꾸준히 메시지를 전달한 진정성이 전달되며 메시지의 파급력이 더 커지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BTS의 건전한 메시지는 기성세대의 K팝에 관한 거부감을 부드럽게 완화시킨다. ‘우리 아이에게 소개해줘도 해롭지 않다’는 믿음을 지닌 중년층, 노년층 아미가 BTS 콘서트에 의외로 많이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동체를 통한 위로와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아미는 일정 부분 종교의 순기능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지행 박사는 "아미의 활동은 나를 성찰하고 나의 변화로 주변이 1인치라도 좋아지는 열렬한 애정과 신념으로 나타난다”고 규정하였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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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 전 세계스타디움 공연 매진, 빌보드 뮤직 어워드 본상 수상, 유엔총회 연설, "타임”지(誌) 표지, 문화훈장 수상, 그래미 노미네이션 등 지금까지 BTS가 이룩한 일들에는 모두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다시 말해 우리는 BTS의 모든 행보에서 한국 대중음악계의 역사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BTS 멤버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중에는 처음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민은 2023년 3월 24일 발매한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지난 4월 3일(현지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우리나라 솔로 가수 중에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순위는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기록한 2위이다. 그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주 동안 계속 2위를 유지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지민은 BTS 멤버의 일환으로 그동안 빌보드 핫100에 1위로 6번 올랐다. BTS는 최근 10년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1위로 가장 많은 곡이 올라간 그룹인데, BTS의 아티스트로써 지민은 그룹과 솔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BTS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전세계 언론이 한결같이 지목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팬덤인 아미(A.R.M.Y.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이다. 앞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이들은 BTS의 음악과 콘텐츠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BTS가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체화(體化)하고 적극적으로 전파한다. 이러한 아미의 강력한 결속력은 BTS에 대한 신뢰와 신념의 바탕에서 열렬한 감성을 공유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이지행 박사 글 참조) 2018년 5월. 결코 한 문장으로 보기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로 구성된 이질적인 해시태그가 트위터에 떴다. #StreamFakeLoveToEndTrump'sAmerica인데, 번역하면 '트럼프의 미국을 끝장내기 원한다면 (BTS의) 'Fake Love'를 스트리밍 하라'이다. 사람들은 이 뜻밖의 해시태그에 어리둥절해 했으나, 마침내 그 의미를 알게 되면서 무릎을 쳤다. 그 당시는 BTS의 새 앨범 "LOVE YOURSELF 전(轉) 'Tear'”가 발매된 시기인데, 그 때의 빌보드 앨범 차트는 이미 몇 주 전부터 미국의 백인 래퍼인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포스트 말론의 음악 내용은 마약, 무기력한 멜랑콜리, 패배주의와 냉소주의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부정적 내용은 트럼프가 지배하며 나타나는 미국의 부정적 징후들과 함께 하면서 비판하는 여론들이 형성된다. 이런 것들이 계기가 되어 반 트럼프 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또한 흑인의 영혼이 담긴 랩 장르를 영혼 없이 전유(專有)하는 백인 래퍼 포스트 말론에 반감을 가진 흑인 아미들이 이 해시태그를 주도하며 이끌게 된다. 그들은 새 앨범을 낸 BTS가 빌보드 차트에서 포스트 말론을 밀어낼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 후에 그들은 BTS의 신곡을 선도적(先導的)으로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Fake Love은 BTS의 세 번째 정규 음반인 "LOVE YOURSELF 전(轉) 'Tear'”의 타이틀 곡이다. 뮤직 비디오가 나온 후 10일 만에 유튜브 1억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2019년 11월 경에는 이탈리아 래퍼인 세이엘(Seiell)의 노래 "Scenne nenne”가 Fake Love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퍼져 나갔다. 이에 아미도 해명을 요구하면서 현재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되었고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상태이다. 위의 사례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국내외의 굵직한 정치적 이슈에 캐스팅 보트로 자리한 BTS와 팬덤 아미의 현재를 보여 준다. 이 두 사건은 그들이 맹렬한 정치적 이해가 부닥치는 자리에서 일종의 상징으로 작용할 만큼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동안 팬덤 아미는 국내 정치인, 일본 극우세력, 유대인 인권단체 등 결코 녹록치 않은 집단들을 상대로 자신의 스타를 지켜내기 위해 숱하게 부닥치고 싸워 왔다. 팬덤이 정치적 영역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례적인 사건인 것만은 틀림없다. 팝 음악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한국의 BTS는 국내 외 굵직한 정치적 이슈의 한가운데서 상징적으로 사용되고 소비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작금의 전반적인 문화적 지형에서 BTS는 이와 같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BTS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한 것에 축전을 보낸 한국의 대통령이 '꿈을 이룬 아미에게도 축하를 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 현상의 중심에 올라선 BTS와 팬덤 아미의 관계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할 정도의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면서 문화적 사회 현상을 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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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촬영장에서 보고 듣는 재미있는 궁궐 이야기이만유/전 문경시문화관광해설사회 회장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길, ‘대한민국 명승 제32호’로 지정된 길,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 투표에서 당당히 1위로 선정된 ‘문경새재’ 옛길에는 유명한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있다. 사극 전용 촬영장으로써 미국 할리우드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맞먹는 규모로 세계 4대 촬영장 중의 하나이다. 문경에 오시면 개성에 가지 않고도 송악산을 구경할 수 있고, 서울에 가지 않고도 경복궁을 구경할 수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촬영장 뒤에 서기가 서린 조령산의 봉우리들이 개성에 있는 고려궁궐 만월대를 품고 있는 송악산을 닮았다고 하고 궁궐로 들어서면 광화문, 근정문,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 등 서울에 있는 경복궁을 그대로 옮긴 듯 웅장한 전각들이 즐비하다. 자∼ 그럼,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 궁궐로 떠나볼까요. ◇ ‘강녕전’에서 궁녀 이야기 이곳은 왕의 침전입니다. 조선의 궁궐에는 궁녀가 500여 명 있었습니다. 궁녀가 되려면 첫째 조건이 숫처녀라야 되는데 10세 정도의 ‘생각시’가 선발되면 숫처녀 감별을 받습니다. "혹시 옛날 숫처녀 검사법을 아시는 분 계십니까?” "---” "앵무새의 뜨거운 피 한 방울을 팔뚝에 떨어트려 이슬처럼 맺혀지면 숫처녀, 주르르 미끄러져 내리면 숫처녀가 아님, 너는 집에 가!” 하였답니다. 판별법이 비과학적이고 황당하지만, 그때는 그랬답니다. 이렇게 첫 관문을 통과하면 다음은 환관이 횃불로 입을 지지는 흉내를 냅니다. 이것은 하나의 의식으로 궁궐 내에서 입조심, 말조심하라는 것과 궁궐 밖에서 가져온 나쁜 기운과 사악한 모든 것들을 태워 없애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렇게 한 후 본격적인 궁녀수업을 받는데 한글, 소학, 궁중 법도, 삼강행실도 등을 배우게 되며 교육 중에 실수로 방귀를 뀌면 부모에게 알려 벌칙으로 음식을 해와 상전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왕의 여인이 되기 위해 특별한 훈련도 받았는데, 오늘 오신 분들은 모두 성인이기 몇 가지 소개하면, 걸을 때 발뒤꿈치를 들고 다니기, 앉은 자세로 방바닥에 걸레질하기, 연시 혀로 껍질 벗기기, 무릎으로 팥알 집어 올리기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요상한 걸 다 가르치지요. 이유는 묻지 말고 각자 짐작하세요. 강녕전에는 매일 8명의 지밀나인이 왕의 침실을 지키며 시중을 드는데 국가공무원 대우에 3교대제로 12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쉬는 체제로 근무조건이 상당이 좋을 뿐만 아니라 왕을 지근에서 모시게 되니 성은을 입어 팔자를 고칠 기회도 있는 측근 궁녀들입니다. 그래서 사고 방지를 위해 못난이나 나이 지긋한 궁녀를 두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왕이 길한 날을 받아 여인을 품을 때 옆방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으시면 "상감마마! 인제 그만 옥체를 보전하소서”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조선시대 왕의 스태미나 음식 이렇게 여인들 속에 묻혀 지내는 조선시대의 왕들이 즐겨 드셨던 정력 음식은 무엇이 있었을까요? 몇 가지 소개해 볼까요. 첫째, 민물 뱀장어에 마늘을 넣고 고아 먹으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고 하고요. 둘째, 돼지 코나 귀로 만든 수프를 먹었는데 아마도 요즘 돼지 껍질에 많다는 콜라젠이 몸에 좋다고 하듯이 그때 이미 효능을 알았든 모양입니다. 셋째, 개미를 볶아 먹었는데 아연 성분이 정력에 좋다는 것을 현대의학에서도 인정하는데 아연이 많이 들어있고 또 개미는 자기 몸무게보다 400배의 무거운 물체를 끌고 다니는 힘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정력 음식 중의 으뜸은 ‘참새죽’인데 뼈를 발라낸 참새 3마리에 생강 조금과 찹쌀 반 종발을 넣고 끓인 것입니다. 이 죽을 드신 날 밤, 왕을 모신 궁녀는 혼절하거나 며칠간은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내일부터 참새 잡으러 가지 마세요. 하하” ◇ 조선시대 신데렐라 최무수리 무수리는 궁중에서 청소 등 막일을 하는 여종인데 원래 몽골어로 ‘소녀’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맞벌이의 원조가 무수리라고 하는데 무수리는 유부녀라도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MBC 사극드라마 ‘동이’는 조선시대의 신데렐라라고 할 수 있는 최무수리 이야기를 드라마 한 것이며 천민 출신 ‘숙빈최씨’의 어린 시절 이름입니다. 궁궐 안 깊은 밤, 남몰래 최무수리는 전에 모셨던 폐비 인현왕후의 생일을 맞아 조촐한 생일상을 준비했습니다. 장희빈의 모함에 빠져 궁을 떠난 인현왕후의 인자했던 모습을 그리면서 생일상 앞에 앉아 흐느껴 울었습니다. 바로 그때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던 숙종이 산책을 하다가, 이 밤중에, 궁궐에서 웬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리다니, 어인 일인가? 기이하게 여기면서 그를 찾아 그 연유가 무엇이냐 물으니 최무수리는 죄인 폐비를 위해 생일상을 차리고 울고 있었으니 이제 죽은 목숨이구나 생각하였으나 거짓을 아뢸 수 없어 사실대로 여쭈니 숙종은 정겹고 인자하던 인현왕후가 불현듯 떠올랐고 장희빈에게 현혹되어 인현왕후를 폐비시킨 잘못을 느껴서인지 의외로 "기특하구나” 하며 촛불에 비친 아름다운 여인 최무수리에게 "고운 마음을 가졌구나! 내 오늘 밤 너와 함께 술을 한 잔 마시고 싶구나.” 하며 상상도 할 수 없었든 왕과의 하룻밤을 보내는 성은을 입게 되고 숙종의 총애를 받게 되었습니다. 후에 영조가 될 연잉군을 낳고 내명부의 가장 높은 정1품 빈(嬪)에까지 이르렀는데 그가 바로 숙빈최씨, 조선 19대 임금인 숙종(肅宗)의 후궁이자 21대 임금 영조(英祖)의 생모인 것입니다. ◇ 왕후의 침전 교태전에서 "여기 아름다운 여성분들 많으신데 혹시 전생에 교태전 주인 없나요?” 그러나 전생에 교태전 주인 아니라고 안타까워 마세요. 결코, 만백성의 어머니인 교태전 주인이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대왕세종 드라마 나오는 것을 보면 세종의 어머니(태종의 비) 원경왕후는 비극의 주인공입니다. 여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 정쟁에 휘말려 친정아버지가 죽고 남동생 민무질, 민무구 역시 사사(賜死) 당하는 것을 보고도 막지 못한 불운을 겪었고 자식들이 왕이 되는 과정에서 첫째인 양녕이 왕세자 자리 있었으나 셋째인 충령이 왕이 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고생을 하고 가슴에 대못을 박아도 100개도 더 박은 아픔으로 생을 살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세종대왕의 비인 소헌왕후 역시 친정아버지 영의정 심온이 정쟁에 휘말려 죽는 것을 막지 못했고 본인도 그때 폐비 직전까지 갔었던 고충을 당했습니다. 여기 오신 여러분은 비록 큰 부자가 되지 못하고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예쁜 아들딸 낳아 가족이 오손도손 살고 있고, 주말이면 이렇게 문화관광 도시 문경을 찾아 여행도 하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왕비가 되어 감옥과도 같은 이 좁은 공간인 교태전에서 기거하고 기껏해야 아미산 후원에서나 거니는 왕비보다 지금 몇 배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박수-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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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3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아미의 활동은 전 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으로서 BTS 팬덤 즉 ‘아미 엑티비즘’이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성별과 연령대와 인종, 언어, 국가, 문화까지 모두 포함한 아미의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BTS와 아미 현상’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미들의 나라들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고 연령대 및 사회적 수준과 직업 등은 어떠한 지 살펴보고자 한다. 아미들은 자체적으로 2022년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 세계에서 ‘2022 아미 인구통계조사(ARMY CENSUS)를 실시한 적이 있다. 아미센서스(btsarmycensus.com)가 전 세계의 아미 중 5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100개국 이상에서 아미들이 응답하였고, 주최 측은 질문지를 총 36개국의 언어로 번역하였다고 한다. 설문지의 응답자 별로 분포되어 있는 상위 20개국은 멕시코(18.6%), 페루(7.1%), 인도네시아(6.8%), 미국(4.8%), 아르헨티나(4.2%), 콜롬비아(4.0%), 브라질(4.0%), 러시아(3.4%), 인도(3.1%), 필리핀(3.1%), 에쿠아도르(2.7%), 칠레(2.6%), 중국과 홍콩(2.2%), 볼리비아(1.8%), 한국(1.8%), 과테말라(1.8%), 태국(1.5%), 대만(1.5%), 이집트(1.2%), 일본(1.1%) 순으로 나타났다. 위의 데이터 중 한국은 1.8%인데, 이는 한국의 전체 아미 중 1.8%만이 응답을 하였다는 의미이다 아미가 된 ‘입덕’ 연도를 묻는 질문을 하였다. 그 질문에는 2020년(23.90%)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21년(16.53%), 2019년(15.65%), 2018년(13.08%), 2017년(12.07%)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18세 이하가 30.30%이었으며, 그 다음 절반 이상이 18~29세(53.63%)이었다. 소수 집단으로는 30대(9.31%), 40대(4.49%), 50대(1.83%), 60세 이상(0.43%) 순이었다. 이와 같이 응답자 중 18세 이상이 70%를 차지하지만 전반적으로 아미는 실제로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응답자 중 6만3837명이 아이가 있는 부모였다는 것이다. 한편, 성별은 여성이 96.23%로 압도적인데, 이는 2020년도의 86.34%에 비하면 여성 비율이 많이 늘어난 셈이다. 남성의 비율도 1.35%로서 7575명인데 이렇게 적게 나타난 이유는 많은 남성 아미의 응답률이 저조한 탓으로 보여진다. 아미의 교육수준을 질문하였다. 그랬더니 고교생 이하 재학생이 17.66%였고, 고졸은 27.99%로 가장 많았으며, 대졸 23.57%, 석사 3.39%, 박사 0.70%로 나타났다. 아미 5명 중 1명은 대학 학사 학위 이상의 취득자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즉 아미의 경우에는 33% 이상이 대학 학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박사 학위자도 40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법대, 의대 등 전문대도 5.42%에 달했다. 아미의 취업 상태 즉 직업과 관련해서는, 학생, 미취업이 53.76%, 풀타임 취업이 18.11%, 자영업 7.40%, 코로나로 인한 실업은 1.45%, 은퇴는 0.46% 순이었다. 직업군별로 살펴보면 교육, 의료,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서비스, 예술, 소매, 컴퓨터/소프트웨어, 금융/보험, 마케팅, 엔지니어 순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사회적 문화 활동의 일환인 BTS의 기부 활동을 살펴보겠다. 2020년 블랙라이브매터(Black Lives Matter) 캠페인에 100만 달러(12억 3000만원)를 기부했고 아미도 #MatchAMillion 해시태그를 활용해서 24시간 만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같은 금액을 기부했다. 또 팬데믹으로 인하여 생긴 실직자를 위한 Live Nation’s Crew 캠페인에 100만 달러, 한국의 코로나19 구호활동에 4억 원을 기부했고, BTS 멤버 J-hope은 어린이 재단에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이렇게 기부를 이어오게 된 배경에는 항상 BTS의 메시지가 있다. BTS는 2021년 5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아시안 혐오범죄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평등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만 있다면 항상 내고 싶다”고 했다. 아미의 기부는 이 같은 BTS의 의지를 좇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미의 기부를 조직하는 대표적인 단체인 원인언아미(OIAA)의 멤버 에리카는 "유니세프와 함께 ‘LOVE YOURSELF’ 프로젝트를 시작한 BTS는 폭력과 왕따에 반대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생일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BTS에게 아미들은 더 좋은 방법으로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증명하기로 했다. 그 힘과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계적인 자선 모금 팬덤을 꾸리게 됐다”고 설명하였다. OIAA는 모든 자선활동의 중심점은 팬덤 아미에 있다고 본다. BTS뿐 아니라, 이 같은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로서의 아미를 존중하는 것이다. ‘기부 액수’보다 ‘기부를 하는 아미의 영향력’이 측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다음 회에서 BTS와 아미의 ‘문화적 사회 활동’으로 이어가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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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에서 봄꽃의 정취서울 장안 4대 궁에서 봄꽃을 향연을 만나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늘(21일) "이달 23일 경복궁 일원의 앵두나무, 매화나무, 살구나무 등을 시작으로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경복궁 아미산 화계(계단식 화단), 창덕궁 낙선재 화계, 창경궁 옥천교 어구 일원, 남양주 홍릉과 유릉, 덕혜옹주묘 일원, 서울 태릉과 강릉 산책로, 화성 융릉과 건릉 산책로 등이 있다. 경복궁에서는 23일부터 4월20일까지 앵두나무, 매화나무, 살구나무, 능수벛나무 등의 봄꽃을 감상할 수 있다 창덕궁에는 25일부터 4월30일까지 생강나무, 능수벛나무, 모란, 앵두나무, 산철쭉이 꽃을 피운다. 창경궁에서는 25일부터 4월30일까지 자두나무, 살구나무, 생강나무, 진달래, 앵두나무, 산철쭉에서 활짝 핀 꽃을 만끽할 수 있다. 덕수궁에서는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운 산벛나무, 살구나무, 산철쭉, 모란이 관람객을 맞는다.종묘에서는 27일부터 5월23일까지 진달래와 철쭉이, 4월2일부터 15일까지는 살구나무가 꽃을 피운다. 경복궁에서는 '경회루 특별관람'과 '2023 봄 경복궁 야간관람'이 시작된다. '집옥재 작은 도서관'을 통해 집옥재 내부도 개방된다.창덕궁에서는 전문 해설과 함께 낙선재 일원을 돌아보는 '봄을 품은 낙선재', 국보 동궐도 속 나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동궐도와 함께하는 창덕궁 나무답사'가 마련된다.창경궁에서는 1인 가구 대상의 반려식물 기르는 행사인 '우리 함께 모란'과 무드등을 만들어보는 '정조의 꽃' 행사가 펼쳐진다.덕수궁에서는 살구꽃과 함께 주요 전각 내부를 볼 수 있는 '전각내부 특별관람'이 운영된다.경복궁와 종묘는 매주 화요일에, 그 외 고궁과 조선왕릉은 매주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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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2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BTS와 아미 현상(1)은 ‘아미 탄생’에 대한 이야기, (2)는 ‘아미의 특징’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BTS와 아미 현상(3)에서는 아미(Army, BTS 공식 팬클럽)가 세계 각국에서 벌이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 활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그동안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BTS를 지킨 역사상 강력한 아미 팬덤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세계사적 사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미의 활동은 전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으로서 BTS팬덤 ‘아미 엑티비즘’이라고도 부른다. 아미는 한국의 종군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미는 보통 팬덤과는 다르다. 일부 스타 팬덤은 윤리적 판단이 아니라 맹목적 추종을 한다.그러나 아미는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에 BTS와 관련한 제작상의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기탄없이 지적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갈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이런 아미의 활동 자체가 팬덤 보다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 SNS로 연결되고, BTS에 공감하는 글로벌 시민이 모여 최선을 다한 결과가 지금 아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이지행 박사 글 참조) 아미는 BTS와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고 있다. BTS는 뮤지션으로서 힘들어 하는 약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그런 BTS의 진솔함을 만나면 내 삶이 바뀐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아미들이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강력한 팬덤 아미를 뒷배로 둔 BTS는 ‘최초’, ‘최고’, ‘최장’이라는 기록으로 세계음악사를 경신하고 있다. BTS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특별한 팬’을 만난 것”이라며, 공연 또는 공식석상에서 늘 아미를 호명하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 2021년 11월 21일 AMA( American Music Awards ) 3관왕에 오른 직후 BTS의 RM은 "모든 것이 기적 같다. 전 세계 아미의 사랑과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BTS의 진은 "아미가 우리의 우주”라고 말하며 아미에게 공을 돌렸다. 2021년 11월 28일 (미국 현지시간)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에 콘서트를 재개한 BTS는 아미와의 연대를 다시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리더인 RM은 아미를 향한 진심을 이렇게 전했다. "여러분이 저희 존재의 증명입니다. 여러분이 저희의 가치, 저희의 슬픔, 저희의 사랑, 저희의 평화, 저희 모든 것의 증명입니다. 저희가 총알(bullet)이고 여러분이 저희의 증명(proof)이니까, 저희는 진정으로 방탄(bulletproof)이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미의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아마도 한국의 인구를 웃돌 것으로 추정할 따름이다. 2022년 1월 5일 기준 유튜브 [BANGTANTV] 구독자의 수는 약 6270만 명, ‘bts. bighitofficial’ 인스타그램 팔로어의 수는 약 5830만 명, BTS 멤버들의 공용 트위터 계정(@BTS_twt) 팔로어의 수는 약 4300만 명이다. 성별과 연령대와 인종, 언어, 국가, 문화까지 모두 포함한 아미의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BTS와 아미 현상’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미들은 BTS의 음악 속 메시지와 성장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어 변화에 대한 열망을 품었고, 이를 개인의 삶에서 사회 전반에 대한 변화의 열망으로 확장시켰다. 아미들은 스스로를 방탄의 ‘게릴라’라고 부르며 BTS 앞에 놓인 거대한 벽에 망치질하기 시작했다. 아미는 ‘음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BTS의 철학에 연대하며 ‘선한 영향력’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아미들의 기부 릴레이가 대표적이다. 2021년 10월 6일 유니세프는 BTS와 공동으로 진행한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으로 4년간 기부금이 360만 달러(약 42억9000만원) 모였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2017년 아동 · 청소년에 대한 폭력 근절 등을 주제로 시작되었는데, BTS는 음악, 유엔 총회 연설, 인터뷰, SNS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여기에 공감한 아미들은 적극적으로 기부와 선행에 동참했는데, 이 과정에서 ‘OneInAnARMY(OIAA)’라는 글로벌 아미 기부단체도 탄생하게 되었다. 2018년 ‘큰 팬덤이 커다란 변화를 만든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출범한 OIAA는 "많은 사람이 적은 금액을 기부할 때 큰 영향력이 발휘 된다”라고 말하며 아미들의 소액 기부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BTS와 아미의 기부는 선순환 구조이다. BTS의 기부 캠페인에 동참하던 아미들은 이제 직접 나서 ‘BTS’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이를 본 BTS는 다시 ‘아미’의 이름으로 기부를 한다. BTS의 슈가는 2015년 팬 사인회에서 팬들에게 "돈을 많이 벌어서 소고기를 사주겠다”고 말하며 3년 후 자신의 생일에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실제 2018년 3월 9일 자신의 생일에 ‘아미’ 이름으로 보육원 39곳에 1등급 한우를 기부하여 감동을 준 사실도 있다. 이렇게 점조직으로 이루어진 아미에서 이러한 기부 자금이 기꺼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의 신뢰감이 돈독하기 때문이다. 이지행 박사는 "연대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던 경험은 엄청난 경험”이라고 말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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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BTS와 아미가 만들어가는 상호 협력적 관계는 이제 우리 시대의 ‘현상’이 되었다. ‘현상’은 사물이나 어떤 작용이 드러나는 바깥 모양새라고 한다. 아미의 현상은 스타를 향한 취향 팬덤을 뛰어넘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 자발적 연대로 생겨난 팬덤으로서 차별에 저항하는 집단지성이 구현되는 아주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집단 지성 중에서도 결속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으로서의 ‘사이버 공간’을 코스모피디아로 부르고 있는데, 아미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코스모피디아에서 개개인의 발화가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서로의 자리에서 보완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미는 이미 BTS만의 팬덤이라고 선언했듯이, BTS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열광, 기쁨, 기원(care) 등의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물이나 어떤 작용의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사랑, 보살핌, 열광으로 시작한다. 그 이유는 팬덤들이 공유하는 사랑의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인 BTS가 원치 않는다면 싸우다가도 결국에는 뭉친다. 또 그 대상이 추구하는 선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같이 가고 싶어 하면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정치 사회에 적극 참여한다. 이런 것들이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서로 보완하는 ‘코스모피디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미는 주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활용하며 교류한다. 이런 플랫폼은 수평적 문화를 만들며 자발적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소위,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점조직의 구조인 것이다. 일례로 월간중앙 기사에 의하면, 아미가 ‘히잡 착용은 강요가 아니라 아랍 여성들의 선택’이라는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때 전 세계 아미들을 위한 소통과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 계정 트위터가 별도로 운영되었다. 이런 경우, 보통 다른 팬덤의 경우에는 특정 커뮤니티나 팬 카페 집행부끼리 방향성을 결정하게 되는데, 그러한 체계와는 결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2022년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개최된 "BTS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것은 주로 아카팬(aca-fan) 아미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한 컨퍼런스로서 사흘 간 총 25개국에서 500여명이 참여하였다. ‘아카팬’이란 뜻은 특정한 대상에 대한 팬이자 연구자인 학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카팬으로서 "BTS학술대회”에 참가했던 이지행 박사의 말에 의하면, "아미는 모든 사소한 사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자기들끼리 싸운다. 안 그러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대표적 사례가 2018년 빚어진 BTS와 일본 작곡가 아키모토 야스시의 협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다. 당시 한국 아미들은 BTS가 친일 프레임에 얽힐 것을 우려해 결사 반대했다. 해외 아미들은 "회사와 아티스트의 예술적 판단에 팬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토론 없이 보이콧하는 행태는 파시즘과 다를 바 없다”라고 한국 아미를 비판했다. 최종적으로 BTS의 소속사는 우익 성향과 여혐(女嫌) 논란에 휩싸인 일본 작곡과와의 협업을 백지화했다. 이지행 박사는 아미가 다른 팬덤과 다른 이유는 ‘성찰’이 가능한 팬덤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 BTS의 한 멤버가 원폭 티셔츠를 입어 한일 간 갈등 상황이 부상하게 되었다. 이 때 한국 팬, 일본 팬, 미국 팬, 동남아 팬 등이 각 나라의 입장에서 자기네들의 과거사를 거론하며 분란이 일었는데, 역사적 지식이 있는 아미가 논문 수준의 백서를 쓴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몰랐던 자기 나라의 역사적 사실들을 새로 학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검증된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제시하자 더 악화될 수도 있었던 사안이 서로 배우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아미의 ‘성찰’은, BTS 멤버 자신들이 뭔가를 실수하면 그것을 되돌아보고 또 거기에서 배우고 그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 것에서 영향을 받은 탓이기도 하다. 아미의 또 다른 특징은 ‘상호 케어’라고 이지행 박사는 강조한다. 오직 아티스트에게만 향해 있는 팬덤이 아니라 ‘아미’는 팬들 간에도 상호 케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커리어(career)를 자문해주는 계정을 두고 아미끼리 서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국제적인 일에 서로 매칭 해주는가 하면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계정도 있고, 심리 상담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계정도 있다. 특히 자살 충동이 생긴 아미에게 24시간 상담을 해주는데 의사 아미, 변호사 아미 등의 전문직도 참여하여 서로 도와주는 등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이와 같이 언제라도 아미에서 이탈할 수 있지만 팬덤 내 서로 케어 해주는 힘 때문에 아미의 결속력은 특별한 관계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BTS 학술대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말은 ‘힐링’이었다. 아미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기부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아미는 보통 팬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일부 스타 팬덤은 윤리적 판단이 아니라 맹목적 추종을 한다. 그러나 아미는 하이브에 잘못된 점이 발생하면 기탄없이 지적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가자고 말한다.”고 하면서 "이런 아미의 활동 자체가 팬덤보다는 글로벌 문화 활동에 가깝다.”고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주장한다. 이지행 박사도 "BTS에 공감하는 SNS로 연결된 글로벌 시민이 모여 최선을 다한 결과가 지금 아미의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BTS를 지킨 아미의 피 · 땀 · 눈물의 9년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한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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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5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2013년 6월 13일 결성한 방탄소년단(BTS)은 전형적인 ‘언더독(underdog, 게임 시합 등에서 승산이 적은 사람)’이다. 원래 안무보다는 노래와 랩에 집중하는 컨셉의 그룹으로서 청춘에게 쏟아지는 억압과 편견을 막아내겠다라고 하며 호기롭게 데뷔했지만 세상은 기대만큼 그들을 반겨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변용과 융합을 거듭하며 오늘의 아이돌 형식이 갖춰지게 되고 ‘BTS와 아미 현상’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월간중앙 기사 참조 및 인용) 그 당시 중소 기획사인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든든한 ‘뒷배’가 없던 BTS는 주류 미디어의 냉혹한 차별과 마주해야 했고, 힙합 씬의 조롱, 모니터 속 네티즌들의 무시와 놀림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야 했다. "아빠는 어렸을 때 어떤 사람이었어요?”라는 아이의 물음에 "응, 아빠는 방탄소년단이었어”라고 대답할 거냐는 비웃음의 댓글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 댓글은 ‘이젠 전설로 바뀌었다’는 식의 또 다른 댓글이 달리면서 이른바 ‘성지화(聖地化)’ 되었다. 방송 출연의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BTS는 고민 끝에 당시 할 수 있었던 최선을 선택했다. 그것은 유튜브와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무대 뒤의 모습과 일상을 대중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공백을 메워갔던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BTS는 팬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갔다. 연습생 시절부터 블로그에 영상 일기 형식의 ‘방탄 로그’ 같은 자체 콘텐츠를 올리고, 멤버들이 직접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이 때 BTS가 남긴 ‘기록’들을 살펴보면,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또는 데뷔를 하고 나서 느꼈던 걱정과 불안, 설렘과 희망, 각오 등과 같은 ‘솔직한’ 감정들이 한껏 녹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행동하는 팬덤’이라는 아미의 출발점은 ‘BTS를 지켜줄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다’는 아미들의 의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BTS가 국내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던 2015~2016년을 아미들은 정말 힘들었던 시기라고 기억한다. 이 당시 BTS는 거대 기획사의 팬덤으로부터 ‘사재기’나 ‘표절’과 같은 각종 악성 루머의 공격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 뿐만 아니라, 2016년 5월 7일 BTS의 콘서트가 있었는데, 이 콘서트에 맞춰 계획된 다른 거대 기획사의 팬덤 연합이 주도하는 음모적 트위터 ‘실트 총공(실시간 트렌드 총공격)’, 그리고 BTS의 ‘WINGS’ 앨범 발매에 맞춰서 해외 K팝의 또 다른 팬덤이 주도한 ‘Break Wings(일명, 날개 꺾기)’ 음모 프로젝트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팬덤들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참다못한 미국 아미들은 결국 다른 K팝 팬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K팝이 아니라 BTS만 좋아한다”며 해시태그(#ARMYsIndependenceDay)를 만들어 대내외에 공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날짜는 2018년 10월 15일로서 팬들 사이에서는 ‘아미 독립기념일’로 불린다. BTS는 데뷔 이 후 2022년까지 약 8년간 활동하면서 글로벌 단위로 유례없는 기록들을 세우고 있다. BTS는 2017년 글로벌 팝 시장에 진출해 2년 만에 앨범 4장이 미국 앨범차트 1위에 오르며 비틀스 이래 몇 안 되는 기록의 보유 그룹으로 올라섰다. 이어 2020년에는 싱글 ‘다이너마이트’를 발표해 빌보드 글로벌 200과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달성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되었다. 이후 ‘Savage Love’, ‘Life Goes On’, ‘Butter’, ‘Permission to Dance’가 잇따라 미국 차트 1위에 오르면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견줄 만한 메가톤급 빅 스타로 성장했다. BTS는 국내외의 권위 있는 각종 시상식에서 662회의 후보 지명에 460건을 수상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에서 수상했고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은 못 했다. BTS는 국내 역사상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아티스트로 기록되었다. BTS가 세운 경이로운 성과들은 기네스북에 25개의 세계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그 기록의 내용은 ‘가장 많은 트위터 팔로워’, ‘유튜브에서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비디오/뮤직비디오’ 등이다. 실제로 BTS는 디지털 시대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시대를 대변하는 시그니처 팝 그룹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2022년 1월 기준으로 BTS의 유튜브 동영상을 가장 많이 본 사람들을 국가별로 나눠보면, 일본이 약 1억2000만 조회 수를 기록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어 인도가 1억1000만 회, 멕시코가 6700만 회, 미국은 5960만 회, 인도네시아가 5910만 회이다. 그리고 한국은 4320만 회, 필리핀은 4150만 회, 브라질은 3700만 회, 태국은 3480만 회, 베트남은 2280만 회의 순이었다. 방탄소년단의 거대한 수치들은 경제 규모로도 환산된다. 그들의 경제적 생산유발 효과는 연평균 5조원 규모로 추산되었다. 포브스는 46억5000만 달러(5조 1800억원)로, 현대경제연구원도 이와 비슷하게 5조6000억원으로 산출했다. 한국 GDP의 0.2%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인기를 구글 검색량으로 측정하고, 인지도가 1포인트만큼 올라갈 때마다 옷 · 화장품 · 음식 수출액이 얼마나 올랐는지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BTS의 인지도가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당월 주요 소비재 수출액이 의복류 0.18%p, 화장품 0.72%p, 음식류 0.45%p 증가효과가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가 데뷔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창출한 경제효과는 약 56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 효과에 아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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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한국동양예술학회 회장) 정치권이나 사회가 하지 못하는 엄청난 연대를 보여주고 있는 BTS와 BTS의 팬덤 ‘아미’(ARMY)는 변용과 융합의 새로운 ‘문화 현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BTS에서 비롯된 창조력의 ‘현상’은 ‘한국인의 밈’을 창조적 모티브로 삼아왔다. 그러한 창조적 모티브로써 문화를 창조하고 소비하는 것은 단순히 멋진 물건을 구매하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지역, 국가, 인종 간 신뢰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더 좋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 지의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방식으로 뿌리 내리고 일상화한 BTS의 창조력은 인류 보편적 가치와 고민을 K팝(댄스)에 반영하고 있다. 그리하여 폭넓은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변용과 융합을 거듭하면서 ‘BTS와 아미의 현상’을 만들어 나갔고, 그렇게 맺은 창조의 결실들이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창조의 결실로 보여지는 K팝과 관련한 의미 있는 낭보가 며칠 전 보도되어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2023년 1월 27일 헤럴드경제 고승희 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K팝 댄스’가 미국 대학에 교과목으로 개설된다. K팝 댄스가 미국 글로벌 대학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학계 등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은 오는 가을학기부터 ‘K팝 댄스’를 무용과 이론, 실기 정규 교과목으로 개설한다. 3학년 학생부터 들을 수 있는 3학점짜리 무용 전공 필수과목이자 인문학 교양수업(General Education- Humanities) 중 하나로 제공한다.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 측은 "‘K팝 댄스’ 과목은 다양성(Diversity requirement)을 충족시키는 교양과목으로서 샌디에이고 주립 대학의 모든 학생이 졸업 전 필수과목으로 들어야 하는 인문학 과목의 옵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북미 대학의 무용과 역사상 처음으로 개설된 ‘K팝 댄스’ 수업은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오주연 교수가 맡는다. 오주연 교수는 처음으로 K팝 댄스를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정립하였다. 그리고 지난 2015년 K팝 댄스로 박사 논문을 썼다. 그리고 미국 텍사스 오스틴 주립대학교에서 퍼포먼스 스터디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오 교수는 북미 최초의 한국인 무용이론 종신교수이다. 오 교수에 따르면, 현재 K팝 댄스 동아리는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 일반화되어 있고, 중 · 고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수업에서 교과목으로 제공될 만큼 대중화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동안 K팝 댄스가 커버댄스나 플래시몹 등 팬덤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교육 영역으로의 장르로 발전하여 그 위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특히 K팝 댄스가 단지 엔터테인먼트의 산업적 측면을 넘어 무용사의 일부분으로 이해하는 교육적 차원의 중요한 장르로 인식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오 교수는 "K팝 댄스에는 현대무용을 비롯해 한국무용, 발레, 보깅(voguing) 등 굉장히 다양한 춤의 뿌리가 담겨 있다”고 지적하며, "K팝 댄스가 교과과정으로 편입된 것은 무용사와 춤을 학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K팝 댄스’가 필수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수업의 내용은 K팝 댄스를 집대성한 오 교수의 학술 저서인 『K팝 댄스: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팬더밍하는 방법(K-pop Dance: Fandoming Yourself on Social Media)』을 기본 교과서로 삼고, 16주간 K팝 댄스의 역사와 진화, 팬덤, 그리고 사회문화 및 정치적 의미를 수업 중에 다룰 예정이다. 학생들에겐 ‘K팝 댄스 챌린지’와 같은 과제도 주어진다. 2023년 7월에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서머스쿨에서도 ‘K팝 댄스’ 수업이 개설될 예정이다. 이 수업 역시 오 교수가 맡는다. 7월 10~23일 2주간 수업이 진행될 예정인데 미국과 한국의 저명한 K팝 안무가를 초청, K팝 안무를 직접 배우고 학기 말에 공연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수업에서는 K팝 댄스가 노래에서 시작된 장르이기 때문에 ‘노래별 안무 학습’에 집중한다. 오 교수는 "발레 수업이 동작의 테크닉 난이도에 따라 진행된다면, K팝 댄스 수업은 상대적으로 쉬운 아이돌 댄스에서 고난도 아이돌 댄스로 넘어가며 그 레벨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K팝 댄스의 특이점은 공통된 움직임이 많고 학생 다수가 K팝 안무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며 "K팝 댄스에선 모방이 중요한 가치이자 교육의 방법론으로, K-팝 댄스의 특징을 수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글로벌 대학에서 전공생을 위한 필수과목, 그리고 교양과목으로 ‘K팝 댄스’가 선정되었다는 것은 K팝 댄스가 무용사에서도 중요한 학문적 갈래로 인식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특히 서구와 백인 중심의 순수예술 및 대중예술은 그동안 아시아권으로 그 영역을 확장시켜왔는데, ‘K팝 댄스’의 교과목 개설은 기존의 대중문화 및 인종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는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렇듯이 K팝 댄스가 서구 · 백인 중심의 무용사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학문적 의미는 물론, K콘텐츠가 ‘반짝 유행’이 아닌 글로벌 문화의 메인 스트림(Main stream;주류문화)으로서 자리매김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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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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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국제 디카시 페스티벌 개최…7월 2일~31일한국디카시연구소(대표 이상옥)가 주최하는 '2022년 제15회 경남 고성 국제 디카시 페스티벌'이 오는 7월 2일 고성군 마암면 장산숲에서 개최된다.이번 행사는 제8회 디카시 작품상(수상자 김남호 시인) 및 제5회 국제 한글 디카시 공모전 시상식과 함께 한·중·미·인도네시아 4개국 작가 디카시 교류전과 한·중·인도·인도네시아 4개국 대학생 디카시 교류전도 열린다.특히 이날 수상 작품을 액자로 제작·전시해 대회장을 야외 갤러리처럼 꾸며 아름다운 장산숲과 디카시 작품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개막식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되며, 디카시전과 교류전의 작품들은 7월 31일까지 한 달간 선보일 예정이다.디카시 작품상은 2015년도부터 한국디카시연구소가 제정해 디카시 전문지 계간 '디카시'에 기성 시인이 발표한 작품을 대상으로 디카시의 글로벌화와 모범이 될 만한 작품 한 편을 선정해 시상한다.또한, 한국디카시연구소는 ‘제5회 경남 고성 국제 디카시 공모전’과 해외 대학생들을 대상(한글로만 응모)으로 하는 ‘제5회 해외 대학생 한글 디카시 공모전’도 개최했다.국제 디카시 공모전은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20일까지 한국디카시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해 714편의 응모작 중 대상(수상작 ‘정말일까’ 정은주)을 포함한 9편을 선정했다.해외 대학생 디카시 공모전은 4월 11일부터 4월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결과 총 304편의 응모작 중 모두 9편(수상작 ‘혼돈’·수상자 아미샤 카트리,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을 선정했으며, 시상식은 해외 현지에서 학교별로 진행했다.특히 해외 대학생 한글 디카시 공모전의 현지 시상식을 위해 한국디카시연구소 후원회 임원진 5명(회장 정희학)은 베트남 메콩대를 방문해 우수상을 받은 한국어과 1학년 쭉 학생에게 상금과 함께 선물을 증정했다.한편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디카)와 시(詩)의 합성어로, 순간을 포착해 찍은 사진과 5행 이내의 짧은 시를 더해 의미를 나타내는 예술이다.2004년 경남 고성에서 지역 문예 운동으로 출발한 디카시는 이제 한국을 넘어 외국 교포사회를 중심으로 한류 문화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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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2제주아리랑축제.....'탐라순력아리랑'제주아리랑보존회와 영천아리랑연구보존회 공동주최로 지난 18일 제주시 탑동 탐라공원 공연장에서 2022제주아리랑축제가 개최되었다. 주제는 '탐라순력아리랑'이다. 영천 출신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1653~1733)1653-1733)이 남긴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보물 제652-6호)가 보물로 지정이 되면서 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영천과 제주가 아리랑판에서 만났다. 조선시대 제주의 모습을 그린 기록 화첩 '탐라순력도'는 제주의 자연·역사·풍속·자연·문화·방어실태를 그림으로 그려서 한눈에 볼 수 있다. 다음은 문헌으로 전해지는 제주아리랑으로 불려지는 '꽃타령아리랑' 사설이다. 만화방창(萬花方暢) 방끗 만화방창 방끗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장대(帳臺)에 일등미색(一等美色) 곱다 자랑 마소 담안에 붉은 빛은 편시춘(片時春) 홍도화(紅桃花)라 1936년 김두봉 편찬의 「제주도실기」에 수록된 ‘꽃타령’, 일명 ‘제주아리랑’ 17수 중 한 수이다. 「제주도실기」에는 이 출전이나 작사자나 시기를 밝히지 않아 작품 이름 외에는 미상인 상태다. 20여년 전 이 작품을 발굴, 소개한 아리랑연구가 김연갑 선생은 이 작품의 후렴을 주목하여 본 사설의 창작년도는 아리랑 후렴의 형성 시기인 19세기 초 이전일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후렴을 제외한 본 사설은 육지에서 들어온 지방관 정도의 유학자일 것이고, 시속(時俗)음악도 즐길 줄 아는 인물일 수 있다. 여기에 추정되는 인물이 「악학편고」(樂學便考)와「악학습령」(樂學拾零)이란 악서를 편찬한 제주목사 이형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당시는 ‘꽃타령’과 아리랑의 관계, 그 작가를 제주목사 이형상으로 추정하는 것에 의아해 하였다. 그런데 이번 20여 년이 지나 ‘탐라순력도’에 대한 자료를 살피는 과정에서 이형상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하여 1년간 화공 김남길(金南吉)을 시켜 ‘탐라순력도’라는 기록화첩을 남겼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 종의 악서 중 「악학습령」은 시조·가곡을 수집 정리한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분이 경북 영천 출신임도 알게 되었다. 이번 영천아리랑보존회와 제주아리랑보존회 공동행사의 계기성과 20년 전 ‘꽃타령’의 작자를 이형상으로 추정하는 이유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결국 아리랑을 통해 18세기 제주 역사와 제주목사 이상현, 그리고 ‘탐라순력도’를 이해하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이번의 행사를 통해 영천의 역사 인물과 제주아리랑의 퍼즐 하나가 맞추어진다. 금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등재 10주년이라서 더욱 의미로운 일이다. 이번 공연의 기획의도는 첫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등재 10주년을 기념하여 '제주아리랑'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계기를 찾아간다. 둘째, 제주목사 이형상의 탐라순력도와 함께 제주아리랑을 재조명 한다. 셋째. 이형상의 고향 영천과의 연계를 소환하기 위해 영천아리랑을 제주에도 알린다. 넷째, 제주아리랑의 컨텐츠화를 시도한다. 강소빈 회장은 "지난해부터 탐라순력도에 나와있는 경로잔치를 재현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연출하여 이형상을 주인공으로 한 소극을 만들어서 무대화하였다. 그 무대에서 당연히 아름다운 기녀들이 제주아리랑 '꽃타령아리랑'을 불렀다. 영천아리랑보존회 전은석 회장은 "제주에서 영천아리랑을 처음 선보이는 계기가 되었다. 영천에서 제주목사로 간 이형상이 남긴 탐라순력도가 제주시의 보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제주에 오니 더욱 뜻깊은 행사이었다."라고 전했다. 1부에서는 제주 토속소리 '서우제소리'와 '제주아리랑', 해녀 퍼포먼스가 선보이고. 2부에서는 '영천아리랑'과 '뱃노래, 제주 허벅춤 등 다채로운 장르를 통해 제주의 소리와 제주아리랑환타지(조천아리랑. 우도아리랑, 하르방아리랑)을 알렸다. 초청 공연으로 무대에 선 서울아리랑보존회 유명옥 명창은 '애국가아리랑'과 '아미일영아리랑'이 불렸다. 특히 가파도에서 온 해녀가 해녀복을 입고 허벅춤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해녀의 삶을 읊어대는 1인극 퍼포먼스는 제주 여성의 고난과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휘날레에는 '아리랑 대합장'을 관객과 함께 했다.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됨으로써 국제적으로 문화의 다양성과 창조성을 입증하는 새계적 유산으로 인정받았다. 2014년는 아리랑이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우리나라 총체적 유산의 하나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아리랑은 우리나라 전통민요의 하나”라는 표현에서 독립 종목 또는 독립 장르 ‘아리랑’으로 가시화되기에 이르렀다. 유네스코와 문화재청이 보고서에 언급한 아리랑의 수는 2012년 이전에 불러지는 60여 종이라고 했고, 이 ‘아리랑’은 지역성과 형태를 표제화 하고 창의성, 표현의 자유, 공감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다. 이것이 아리랑이 지닌 덕목의 하나로 누구든 지역적·역사적·장르적 변주로 문화적 다양성을 표현해 온 것이다. 제주도아리랑을 전승하는 회원들이 제주 역사와 ‘제주아리랑’이 상호 이해하고 아리랑문화의 가시화에 기여하길 바란다. 오늘같이 제주에서 ‘영천아리랑’과 ‘제주아리랑’이 만나는 장을 마련해 준 두 단체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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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프루프 라이브', 최대 동접 213만9천명(종합)"방탄소년단이 시작된 날, 6월13일이요."(제이홉) "2014년 저희 첫 단독콘서트 날이요."(지민) "저는 6월12일 저희 데뷔 쇼케이스 한 날이요. 아직도 기억이 나요. 킹콩 빌딩 지하, 일지아트홀. 저는 그게 요즘 많이 기억 남더라고요.(슈가) "저는 저희끼리 평소에 얘기하던… 시작했으면 체조경기장엔 입성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 날이요."(RM) "저는 옛날에 정국이가 '울어?'라고 하면 울 때가 최고의 순간이 아닐까 해요."(뷔) "저는 제가 이 회사에 들어온 날이요. 그때 기점으로 바뀌었죠. 미래가. 제가 있기에 BTS가 있는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죄송해요. 장난이에요. 하하."(정국) "전 정말 매 순간 순간이 정말 최고의 순간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진)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일곱 멤버들이 데뷔 9주년 당일인 13일 오후 9시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BANGTANTV)를 통해 공개된 영상 콘텐츠 '프루프 라이브(Proof' Live)'를 통해 꼽은 최고의 순간들이다.영상은 넓은 사막과 파란 하늘이 맞닿아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촬영됐다. 방탄소년단 멤버들 역시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고 청량함을 더했다.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지금도 청춘이지만 더 푸르른 청춘일 때를 떠올렸다. 정국은 "제 고등학교 졸업식 때 형들이 와주고, 수능 보러 갈 때 형들이 도시락 싸준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고 돌아봤다.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이 쉽지 않았던 지난 2년도 회상했다. 방탄소년단은 한창 주가를 올리던 지난 2020년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을 발매했다. 하지만 직후 코로나19가 찾아왔고 이 앨범의 타이틀곡 '온(On)'은 한참 동안 무대 시연을 하지 못했다.RM은 "2020년부터 저희가 했던 수많은 것들이 계획된 게 아니었어요. 그때 그때마다 고민한 뒤 결정한 유동적인 것들이 많았죠. 사실 걸어가면서도 '이게 맞나' 무섭기도 했어요. 무엇이 정답인지 고민했죠"라고 털어놨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2020년 8월 발표한 첫 영어 싱글 '다이나마이트'였다고 정국은 설명했다. 방탄소년단 방식대로 코로나19를 넘어보자는 도전이었다. 실제 방탄소년단은 이 곡으로 한국 가수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그룹 반열에 올랐다. 예상보다 사랑을 받은 건 사실이었으나 똑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 방탄소년단의 마음이다. 그래서 같은 해 11월 한국어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을 내세운 앨범 'BE'를 발매했다. 제이홉은 "안전한 길을 가는 것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저희다웠다"고 돌아봤다.지난 10일 발매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신곡 3곡을 포함 총 48곡이 실린 이 앨범은 "우리가 냈던 것들을 한 번 정리하고 가자"(진)는 마음으로 묶은 앨범이다.뷔는 "우리의 추억과 작업했던 순간들을 한 번 돌아보고, 첫 챕터를 마무리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슈가는 '프루프'가 자신들의 입문서와 같다고 했다. "어떤 아티스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되면 앨범을 처음부터 듣고자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죠. '프루프'는 저희의 기본서, 지침서 같은 느낌이죠. 좀 더 (방탄소년단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여겼다. 멤버들은 "앨범 속에 미공개 작업곡도 담겼는데, 우리의 추억들과 작업했던 순간들을 되돌아보고 우리의 페이지 1장의 마무리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방탄소년단은 이날 미발매곡 '본 싱어(Born Singer)' 리마스터 버전을 시작으로 '프루프'의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 팬덤 아미와 자신들과 연결된 모든 이들의 청춘을 위한 '포 유스(For Youth)'를 들려줬다.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부드러운 음성을 전달했다.특히 '옛 투 컴' 무대엔 R&B 수퍼 듀오 '실크 소닉' 멤버 앤더슨 팩이 깜짝 드럼 연주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앤더슨 팩의 아들 솔(Soul)은 일찌감치 방탄소년단 팬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드롭(Mic Drop)' 안무를 따라하는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게재하기도 했다. 그래서 앤더슨 팩은 자신도 아미가 됐다고 이날 밝혔다.방탄소년단과 앤더슨 팩은 최근 부쩍 친분을 다졌다. 지난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실크 소닉 콘서트장을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방문했고 같은 달 미국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만나기도 했다.이들의 합동공연은 '프루프 라이프'의 타이틀곡 퍼포먼스 드럼 연주를 앤더슨 팩이 해 주기를 희망한다는 방탄소년단의 요청을 앤더슨 팩이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 방탄소년단은 앤더슨 팩에게 "우리 무대를 특별하게 빛내 줘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고, 앤더슨 팩은 한국어로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앤더슨 팩은 한국 음악 팬들에게 친숙하다. 그가 한국계이기 때문이다. 한국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미군과 할머니가 결혼을 해 그의 모친을 낳았다. 모친은 고아원에서 자라다, 미국 가정에 입양됐다. 앤더슨 팩의 팩(Paak)은 박(Park) 씨 성을 가진 어머니가 입양 당시 서류에 팩(Paak)으로 잘못 기재되면서, 붙여졌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안 한국 팬들은 그를 '밀양 박씨'라 부르며 친근하게 대했다. 이날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이날 '프루프 라이브'에 대한 아미의 관심은 컸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이날 '프루프 라이브' 최대 동시 시청자 수는 약 21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한편 방탄소년단은 '프루프(Proof)'로 전 세계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앨범은 발매 하루 만에 215만5363장이나 판매됐다. '옛 투 컴'은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글로벌(Daily Top Songs Global)' 차트(6월 10일 자)에서 진입과 동시에 3위를 기록했다. 일본 오리콘 '일간 디지털 싱글' 랭킹에서도 6월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1위를 차지했다.방탄소년단은 2년 만에 국내 음악방송에 출연하며 초심을 다진다. 이미 사전 녹화 등을 끝냈다. 16일 엠넷 '엠카운트다운', 17일 KBS 2TV '뮤직뱅크', 19일 SBS TV '인기가요'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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